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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서만 사과한 '갑질폭행' 양진호, 변호인은 음모론 제기 "누군가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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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서만 사과한 '갑질폭행' 양진호, 변호인은 음모론 제기 "누군가 기획"

검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11년 실형 구형...양진호 "선처바란다"

'웹하드 카르텔', '갑질 폭행'의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선처를 호소했다. 이날 검찰은 양 회장에게 원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11년형을 구형했다. 1심은 양 회장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바 있다.

수원고법 형사1부(노경필 부장판사) 심리로 12일 열린 결심공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한 양진호 회장은 "2년 넘게 수감생활을 하면서 제 자신에 대한 복기의 시간을 갖게 됐다"며 자신의 행동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자신의 "말과 행동으로 피해본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죄송하다"며 "제 행동이 의도와는 다르게, 그동안 (사람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이점 나의 불찰이다"라고 설명했다.

양 회장은 다만 "이 사건으로 사회적으로, 지인들에게 '갑질'로 낙인 찍혔다"며 "내 아이들과 모든 사람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게 됐다.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 양진호 회장. ⓒ연합뉴스

법정에서 사과한 양진호, 정작 피해자에겐?

양 회장이 자신의 피해자에게 사과한 것은 이번에 처음이다. 그동안 양 회장은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반면, 양 회장의 이번 사과를 두고 '보여주기 식 사과'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법정에서는 선처를 호소하며 피해자에게 사과했지만, 정작 피해당사자들에게는 합의는커녕, 사과하겠다는 의사조차 드러낸 적 없기 때문이다.

실제 취재 결과, 양 회장은 자신과 부하직원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한 A대학교수나 사무실에서 폭행을 행사한 B씨, 특수강간 피해자 등과 합의하거나 사과 의사를 드러낸 사실이 없다.

되레 양 회장은 자신의 주요 범죄, 즉 특수강간 혐의나 상습폭행, 강요죄 등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날 최종변론에서 양진호 회장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 변호인 측은 강요죄 관련해서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하지, 직무상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해악의 기준으로 삼아선 안 된다"고 양 회장이 회장 위치에 있다고 단순히 강요죄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변호인 측은 "해악은 상대방의 주관적 관점, 즉 (개인이)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되느냐를 따지면 다 달라진다"며 "핫소스 등을 여러 명에게 (양 회장이) 먹으라고 했는데, 한 명은 강요라고 하고 나머지는 아니라고 할 경우, (해악 관련해서) 그런 식의 판단이 가능한지 살펴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수강간 혐의 관련해서도 변호인 측은 "피해자 진술과 그 진술을 뒷받침한다는 세 가지 자료만으로는 공소사실(양 회장의 혐의)을 충분히 증명하기 어렵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양 회장의 전 부인과 직원을 불법도‧감청 한 혐의도 마찬가지로 대부분 부인했다.

양진호 측 "이 사건, 오랫동안 누군가에 의해 기획된 것"

변호인 측은 양 회장에게 제기된 각종 혐의가 오랫동안 누군가에 의해 준비된 '기획'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 누군가가 왜 이런 '기획'을 준비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변호인 측은 "피고인(양진호)과 만난 뒤 내린 결론은 (이 사건이) 오랫동안 누군가에 의해 기획된 뒤, 언론과 사건을 만들고, 그다음 수사를 의뢰하는 식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라며 "설마 그러겠느냐 하겠지만 요즘 고소는 이런 방법이 너무 많다. PD수첩을 이용하는 건 기본사항"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언론에 터뜨려서 피고인을 악인으로 만든 뒤, 피고인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만들어놓으면 사람들의 머리에 각인되고 누구도 여기서 벗어날 수 없다"며 "1심 판결도 중립적 시각에서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시각으로 선고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양 회장에게 선고된 1심 선고인 징역 7년형이 과하다고 주장하며 "피고인이 독특한 사람이지만, 7년 형을 선고 받을 정도로 나쁜 사람인지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상습폭행, 강요죄 등을 두고 "기소 내용을 하나하나 보면, 이것이 그렇게 중한 범죄인지 의심스럽다"며 "심하게 장난친 게 아닐까 하는 범죄가 많다"고 언급했다.

변호인 측은 또한 "피해 사실도 전형적인 피해일지 의심스럽다"면서 특수강간 혐의를 언급하며 "여러 정황을 생각하면, 성범죄의 전형적인 피해 케이스가 아닐까 싶다. 왜 이 친구(피해자)는 (특수강간 당시인) 2013년에 있었던 일을 2018년에 꺼냈을까"라고 양 회장이 되레 피해자일 수 있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누가 그것을 기획했는지 보면 명확히 보일 것"이라며 피해자가 나선 배경에 모종의 기획이 있다는 주장을 계속했다.

그러면서 변호인 측은 "피고인의 범죄가 지나치게 과장돼 있다. 냉정하게 평가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런 점을 감안해서 최대한 선처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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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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