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선출을 위한 결선 라운드에서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Ngozi Okonjo-Iweala) 후보에 비해 낮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미국이 공식적으로 유 본부장을 지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향후 WTO 사무총장 인선 합의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29일 "28일 오후 3시(한국 시각 밤 11시)에 제네바에서 소집된 WTO 회원국 대사급 회의에서 WTO 일반이사회 의장(뉴질랜드대사)은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WTO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결선 라운드에서 더 많은 득표를 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유 후보와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각각 몇 표를 득표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으나, 오콘조-이웰라 후보 측은 총 163개 회원국 중 104국의 지지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콘조-이웰라 후보 측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예상보다 훨씬 큰 표 차가 나는 것으로, 관례대로 한다면 유 후보가 사퇴 수순을 밟아야 하는 상황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WTO는 사무총장 인선 시 회원국의 합의라는 마지막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리고 이 합의에서는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28일(현지 시각) 유 후보를 지지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유 후보가 합의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사퇴하지 않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밝힌 성명에서 "미국은 WTO의 다음 사무총장으로 한국의 유명희 본부장이 선출되는 것을 지지한다"며 "지금 WTO와 국제 통상은 매우 어려운 시기이며 중대한 개혁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직접 경험이 있는 누군가가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유 후보에 대한 지지를 명확히 하면서 WTO 사무총장 인선의 마지막 변수가 되고 있지만, 전체 회원국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유럽연합과 중국 등이 이미 상대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득표수가 적은 유 후보로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인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WTO는 향후 전체 회원국의 합의 절차를 거쳐 오는 11월 9일(현지 시각) 개최되는 특별 이사회에서 차기 사무총장을 승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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