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경기도의 기본소득 실험을 심층 취재해 보도했다. WSJ는 특히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기본소득제 도입을 차기 대선 구호로 삼고 있다고 전하며 이 지사의 정책에 주목했다.
WSJ는 지난 9일 홈페이지 비디오 세션 1면과 자체 유튜브 채널에 '경기 부양을 위한 대한민국의 기본소득 실험(South Korea’s Universal Basic Income Experiment to Boost the Economy )'이라는 제목으로 6분 40초 가량의 미니 다큐 인터뷰를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업로드 닷새 째인 13일 오전 기준 조회수 23만을 넘었다.
매체는 "대한민국 경기도 주민 중 약 20만 명은 지금 급진적 실험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3개월마다 25만 원(217달러)이 조건 없이 지급된다"며 경기도 기본소득 정책인 '경기페이'를 소개했다.
이어 "경기페이는 보편적 기본소득 개념에 기반한 현금 보조금이다. 불평등과 빈곤 감소를 위해 시민들은 고용 여부나 소득과 관계없이 일정량의 금액을 지속적으로 수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경기페이가 코로나19 경제 위기 상황에서 신생아를 포함한 도민 1300만 명 전체를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이라는 형태로 지급됐다면서 "현재는 중앙정부에서도 경기도의 기본소득 정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부 정치인들 사이에서 매월 50만 원(430달러) 상당의 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경기도민 이명아 씨(만24세, 학생)와 이충환 씨(지역 소상공인) 인터뷰를 통해 경기페이를 구체적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이명아 씨는 매 분기마다 25만 원 상당의 경기페이(신용카드 형태)를 받으며 수령액은 다음 지급일 전까지 맥도날드와 같은 프랜차이즈가 아닌 지역 소상공인 가게에서 소비해야 한다.
이에 대해 매체는 "이명아 씨의 소비는 이곳 전통 수산시장과 같은 곳에 낙수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청년들이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있다. 지역화폐(경기페이)로 인해 매출액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지역 상인 이충환 씨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매체는 지난 4월 1300만 경기도민에게 재난지원금으로 지급된 경기페이를 통해 지역 소상공인 매출이 약 45% 상승했다며 이 과정에서 이재명 지사가 실제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사업의 세부 조정을 위한 정보 수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매체는 특히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지사가 경기페이의 성공을 2022년 대선의 구호로 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지사는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로 인해 나라의 경제가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모든 한국인들에게 매달 약 50만 원을 주겠다고 제안"했으며 "그가 도지사로 있는 경기도는 한국의 주요 제조업 중심지 중 하나"로 4차 산업혁명시대 일자리 감소에 따른 고민이 경기페이에 녹아 있음을 시사했다.
매체는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 역시 이재명 지사와 같은 우려를 하고 있다며 "보편적 기본소득은 자동화가 노동자를 대체할 것이라고 믿는 기술 분야의 기업가들이 옹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지사의 계획은 1년에 약 25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며 기본적으로 생산을 자동화한 공장들에 부과하는 '로봇세'라는 것을 통해 부분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는 구체적인 대안까지 언급했다.
매체는 또 이재명 지사가 기본소득을 복지가 아닌 경제 정책으로 접근해 보편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그의 인터뷰를 인용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50% 가까이가 국민 보편적 기본소득 프로그램에 찬성하고 있다"는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이들은 다음 대선 때 정부에 메시지를 보낼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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