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합참의장 "공무원 실종 당일, 소연평도 북서쪽 해역 탐색"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합참의장 "공무원 실종 당일, 소연평도 북서쪽 해역 탐색"

野 "왜 남쪽만 수색했나" 주장 반박…"SI에 '월북' 표현 있었다" 증언도

국회 국방위원회가 8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실시한 합동참모본부 대상 국정감사에서는, 전날 국방부 감사에 이어 어업공무원 피격 사망사건이 도마에 올랐다.

원인철 합참의장은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이 "해경이 (실종 지점 기준) 남쪽으로만 수색을 했다"며 "만약 9월 21일 14시 (표류 지점으로) 예측된 이곳을 수색구역에 포함했다면 북한에 넘어가기 전에 실종자를 찾을 수 있었다"라고 주장한 데 대해, "이 자료는 확인을 좀 해봐야 한다"고 사실상 반박하면서 "해군에 (실종자 수색 계획이) 전파된 후 해군에서 소연평도 북서쪽 해역을 탐색했다. 남쪽·동쪽만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원 의장은 "이번에 저희(군)도 해경도 소연평도 북서쪽을 포함해 탐색했고, NLL 하단 200미터(지점)까지도 해수유동예측시스템에 따라 탐색을 다 했었다"고 거듭 해명했다.

이 의원은 앞서 "인천해경에서 해병대사령관 등에게 보낸 공문을 보면, 표류 예측 결과 중 21일 8시경(으로 실종 시점을 가정한) 예측값은 (실종자가) 오후 2시에 NLL에서 5~6킬로미터 거리 지점으로 표류하는 것으로 나온다"며 "이것을 보면 북으로 단순 표류할 수도 있다. 아들 편지에도 써 있지만, 수영도 못 하는 사람이 구명조끼 하나로 월북을 계획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남쪽만 수색하겠다는 해경에 어떤 의견도 제시하지 않고 방조했다"거나 "연평도 인근은 군사구역이어서 해경이 독단으로 수색할 수 없었던 만큼, 군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계획을 수립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이날 공개한 인천해경 공문 내용을 보면, 인천해경은 어업지도선 공무원 A씨의 실종 시점(A씨가 어업지도선에서 이탈한 시점)을 특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시각을 21일 새벽 2시에서 오후 1시까지 1시간 단위로 나눠 각각 표류 시뮬레이션을 했다. 이 가운데 실종 시점을 오전 8시, 9시로 가정한 2개의 시뮬레이션(전체 12개 중)에서는 실종자가 조류에 따라 연평도 북서쪽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예측이 포함돼 있다.

다만 이 의원이 공개한 공문에 따르더라도, 해경·해군의 수색작전 대상 수역도에는 예측 경로가 대부분 포함돼 있다. 실종시점을 오전 8시·9시로 설정한 시뮬레이션에서만 일부 경로가 대상 수역에서 빠져나가 있지만, 이 역시 수색 작전이 진행됐을 시점(21일 오후 1시 50분 이후)을 감안하면 동일 시뮬레이션상에서의 A씨의 해당 시점 추정 위치는 대상 구역에 포함된다.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이 인천해경에서 제출받은 당시 해경의 '실종자 수색결과(1일차) 및 계획(2일차)' 공문상에 포함된 해수유동예측시스템 시뮬레이션 결과. 실종 공무원 A씨가 어업지도선에서 이탈한 시점을 9월 21일 새벽 2시에서 당일 낮 1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나눠 각각의 시간대별 예측 결과를 예상한 자료이다. ⓒ이채익의원실

▲인천해경의 위 공문에 포함된, 2일차(9월 22일) 수색계획 해역도. ⓒ이채익 의원실

▲이 의원은 위의 시뮬레이션 결과값 중 실종 시점을 오전 8시로 했을 때의 A씨의 표류 예측 경로와, 해경의 수색구역도를 겹쳐 이부 경로가 수색구역에서 이탈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이 시뮬레이션이나 수색구역도로 봐도, 해경과 해군이 실제로 수색 작전을 실시한 시점(21일 오후 1시 50분 이후)의 A씨 예상위치는 수색구역 내에 포함돼 있다. 전체 12개의 시뮬레이션 중에 2건(실종시점을 오전 8시, 오전 9시로 각각 가정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 10건의 경우 표류 예측 경로 전체가 수색구역 내에 포함돼 있다. ⓒ이채익 의원실


원 의장은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구조 실패에 대해 군 최고 책임자로서 한 말씀 해보라'고 하자 "안타까운 결과에 대해 유족께 위로 말씀을 드린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북한의 행동은 반인륜적이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사과나 책임을 물을 부분이 있다면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원 의장을 상대로 사건 당시 군 당국이 파악한 정보 상황을 캐묻기도 했다. 하 의원은 "국방부가 공식 입장에서 '우리 국민에게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운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단정적으로 발언했는데, 북한이 부인할 수 없는 '빼박' 증거가 있느냐"며 "1차적·직접적 증거가 있느냐", "(시신을 태우는 데 소요된) 시간의 오차가 더 클 수도 있다는 얘기가 있다"는 등 사실관계를 점검했다.

원 의장은 이에 대해 "사실관계를 증명할, (비유하자면) 수사나 재판에 제기할 물적 증거를 확실히 갖고 있지 않다"며 "현장을 보지 못했고, 영상을 갖고 있지 않다 보니까…"라고 말했다. 시신 소훼 시간에 대해선 "약 40분 정도라고 본다"면서도 "몇시 몇분 몇초부터 몇분 몇초까지라고 말씀은 못 드린지만 20분 이상 오차가 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원 의장은 또 북한군에 대한 감청 등을 통해 얻은 특별정보, 즉 SI(Special intelligence)의 내용에 대해서도 일부 언급했다. 원 의장은 하 의원이 "'시신을 태웠다'거나 '시신', '사체' 이런 단어가 (감청 내용 중에) 나왔느냐"고 묻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그런 내용의 단어가 없었다"며 "여러 첩보와 정황상 그렇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그런 단어는 없었다"고 했다.

하 의원이 '그럼 월북을 의미하는 표현은 있었나'라고 묻자 원 의장은 "지금 질의하시는 것들이 사실 다 SI 관련된 것"이라고 난색을 표하면서도 "우리가 충분히 그렇게 (판단)할 수 있는 정황이 있었다", "(월북을 의미하는 단어가) 있었다"고 답했다.

같은 당 한기호 의원은 "시신 소훼가 40분간이었다고 했는데, 영상을 봤느냐"고 원 의장과 이영철 국방정보본부장에게 질의했고, 원 의장은 "시신 소각 영상이 아니고 (그 불꽃의) 불빛을 관측한 영상인데, 그 영상은 보지 못했고 사진만 봤다"고 답변했다. 이 본부장은 상세한 답변은 피했지만 영상은 직접 확인했고 그 내용은 원 의장의 답변 내용과 동일하다면서 "시간을 특정할 수 있을 정도의 명확한 상황은 아니다. (40분이란 것은) 대략적 시간이지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여당 국방위원들로부터는 SI 관련 사항을 합참이 너무 지나치게 상세하게 답변하고 있다며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오늘 질의에서도 정보본부장과 의장에게 '영상을 봤나 안봤나'고 하던데, 우리가 영상을 어느 수준에서 습득했는지는 중요한 문제인데 의장·정보본부장은 질의하니까 다 답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이어 "야당이나 언론, 일부 국민은 '월북이 아니다'라는 전제로 계속 얘기를 하는데, 그럴 바에는 군에서 월북이라고 판단한 근거가 되는 SI를 다 까라"면서 "아무리 국회에서 얘기해도 '이건 안 된다' 해야지 '영상을 봤느냐', '어떤 영샹을 봤느냐' 이런 식(으로 물어도 다 답변하는 것)은 합참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그럼 (월북 판단을) 입증할 수 있는 것을 속시원히 말을 하든가, 그건 SI라서 말을 못 하면서 '월북이 아니다'라는 (전제의) 질문에는 다 답변하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 합참과 정보기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군 당국을 거듭 질타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