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 청사 별관 증죽문제가 코로나19로 고향방문 자제에 편승해 쓸쓸한 추석을 맞고 있는 지역민들의 ‘밥상머리’ 민심을 달구고 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 여수시 별관 증축 해당지역 주민들간 갈등으로 ‘확산’)
추석 연휴를 코앞에 둔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 여수갑 지역위원회가 주축이 된 ‘구 여수시 청사 되찾기 범시민추진위원회’(이하 범추위)는 성명서를 통해 청사 증축을 반대 하며 권오봉 시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전 여수시 의회 의장을 지낸 서완석 의원이 연휴기간 동안 성명서 내용을 페이스북에 퍼 나르면서 갈등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극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성명서에는 “공무원들이 나서서 주민자치위원회, 이․통장협의회 등 관변조직 뿐만 아니라 여수시의 보조금 수급 단체들에까지 별관신축 찬성 현수막을 게첨케 강요하는 등 군사독재시절에나 있을법하고 평정심을 잃은 행태로 시민간에 서로 싸우기를 독려하는 시민분열책동을 자행하고 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로 인해 자생단체 회원들 사이에는 자신들이 지지하고 있는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편가르기'로 인한 갈등이 표면화 됐고 여수지역 네티즌들 마져도 선거철을 방불케 하듯 자신들이 지지하고 있는 정치인들을 옹호하며 진영싸움이 시작됐다.
차기 시장 출마예정자로 물망에 오르내리는 인사들이 별관청사 증축문제를 둘러싸고 “벌써부터 선거전에 뛰어들어 시정부에 대한 ‘발목잡기’를 하고 있는것 아니냐”는 지역 원로정치인들의 우려섞인 목소리까지 터져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따라서 본지는 여수시가 청사 별관증축을 추진하게 된 배경을 짚어 보고 정치권의 움직임과 추석 연휴를 맞아 가족들과 함께 ‘밥상머리’ 앞에 둘러앉은 지역 민심을 들어 보았다.
여수시가 추진하고 있는 청사 별관증축에 대한 추진 배경
청사별관 증축문제는 문수청사가 지난해 2월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으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문수청사 보강공사를 하려면 18억 여원의 공사비가 추가 투입돼야 하는 실정으로 “시 소유의 건물도 아닌데 추가 공사비를 투입하는것은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그 이유이다.
3청사라 불리는 문수청사는 본래 구 여천군청인 돌산 우두리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남도 교육청에서 전남국제교육원을 추진하면서 주철현의원이 시장 재임시 돌산청사를 무상 제공하는 바람에 14억 원을 들여 구 여명학교를 리모델링해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상수도사업단과 해양수산녹지국, 여수시기록관 등 2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1990년대 초반에 신축된 노후화된 건물로 지난해 2월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고 내진성능평가 결과에서도 붕괴 방지가 필요한 CP (collapse prevention)등급으로 나와 보수보강이 시급한 실정이었다.
따라서 권오봉 시장은 지난해 6월 민선7기 1주년 성과와 2019년 하반기 시정운영 방향을 밝히는 기자간담회에서 “민원인 불편사항 해소와 공무원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본 청사 뒤편에 별관을 신축하겠다”고 밝혔었다.
또 여서·문수지역 상인회와 주민들의 반대를 의식해 “상권소멸에 대한 보완대책을 수립하고 주민, 지역구 의원들과 충분히 협의를 거쳐 총 8개 사업에 620억 원을 투입해 여문지구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수차례 밝혀 왔다.
지역정치권 적극 반대 “명분은 지역균형발전, 속내는 자기측근 시장후보 내세우기 위한 정치적 행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수갑 지역의 주철현 의원이 주축이된 범추위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구 여수시청사를 되찾겠다”며 별관 증축을 적극 반대하고 나선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의 원로 인사인 A모(72세, 중앙동)씨는 “범추위가 명분상으론 지역균형발전을 내세우고 있지만 속내는 차기 지방선거에서 주 의원의 측근을 시장후보로 내세우기 위한 정치적 행보”라며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A 씨는 그 근거로 “별관 증축반대의 중심에는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회가 있고 수석부위원장인 서완석 의원과 현 여수시의회 전창곤 의장이 선봉에 있으며 서 의원과 전 의장은 자천타천으로 차기시장 출마 예정자로 거명되고 있음에 따라 현 시장에 대한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주 의원의 최 측근으로 분류되는 정기명 변호사도 차기 시장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로써 이번 추석명절을 맞아 자신을 알리는 현수막까지 내걸고 시장출마를 기정 사실화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자신을 더불어민주당 당원이라고 밝힌 B모(56세,여서동)씨는 “주철현 의원이 시장 재임시절인 지난 2017년 돌산청사가 문수동으로 이전할 당시에는 이렇게까지 지역민들간 반목과 갈등이 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일 을지역에 거주하는 지역민들이 전남국제교육원을 내보내고 구 여천군청을 복원하겠다고 주장하면 다시 삼려통합 이전으로 돌아가 지역을 쪼갤것이냐”고 따져물었다.
결국 더불어민주당 여수갑 지역위원회의 당론으로 지난 총선당시 주 의원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구 여수시 청사를 되찾아 지역균형발전을 꾀하겠다는 주장은 명분에 불과하다 ”는 주장인 것이다.
범추위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고효주 전 여수시의회 의원과 문종익 집행위원장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서강동에 거주하는 C 모(69세)씨는 “고 전 의원은 민선 4기때 다선거구(한려,광림,문수동)에서 시의원으로 출마해 ‘구 여수시청사 되찿기’를 공약으로 내걸어 열세를 뒤집고 당선이 되었다”고 밝혔다.
때문에 “이번에도 자신의 정치적 셈법에 따라 ‘구 여수시청사 되찿기’ 에 선봉에 선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또 다른 시민 K 모(57세)씨는 “범추위 집행위원장인 문 씨는 지난 민선7기 지방선거 당시 권오봉 시장후보의 핵심참모로 활동을 해오다 중도에 하차한 인사로서 권시장에 대한 감정대립의 표현으로 별관증축 반대를 주도하고 있는것 같다”며 의구심을 내 비쳤다.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의 갈등, 해결방안은 없는가?
이처럼 별관 증축문제를 놓고 지역민들과의 갈등의 골이 깊어져가고 있는 가운데 갈등봉합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지역의 한 네티즌은 “왜 이리 서로 목을 매고 결사 찬반으로 갈라져 삼려통합 정신을 훼손하는지 모르겠다”며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찬반으로 분열될 때는 좀 쉬어가는 것이 역사의 순리로 좀 쉬어가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통합청사가 원스톱 행정의 만능 효율이라고만 주장할 일도 아니고 8개 청사가 불합리하다면 좀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할 사안으로 급한 것은 통합청사로 양분된 민심을 다시 추스려 힘을 결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지역의 유력인사는 “더이상 일부 정치인들이 정략적 논리에 의해 주민끼리 대립과 갈등을 부추겨서는 안되며 주민의 뜻에 부합하는 정책 마련을 지양하여 줄 것”을 주문했으며 시 정부에 대해서는 “시민 대 토론회등을 마련해 시민들의 생각들을 모으고 또다시 세밀한 여론조사 등을 통해 주민동의가 이루어 졌을때 별관청사 증축을 추진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을 지역의 김회재 국회의원도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여수시장과 갑 지역의 소모적 갈등으로 더 이상 통합청사 추진이 불가능한 현실에 놓여 있다”며 “부질없는 소모적 논쟁으로 지역의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합청사 추진은 절차를 밟아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이뤄져야 할 사안으로 여문지구 활성화를 위한 대안제시, 주민들의 명확한 동의가 그 순서일 것”이라며 시의 대책 마련을 요구한바 있다. 별관증축으로 인한 지역정치권과 시 정부간의 갈등 봉합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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