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다음 달 초 방한할 예정이다. 미국 대선 직전인 10월에 북미 간 깜짝 대화를 뜻하는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 성사 여부가 주목받는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한은 북한과 만남보다 중국 견제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10월 7~8일 간 방한할 예정"이라며 장관 취임 이후 이번이 네 번째 방한이라고 전했다. 미국 국무부도 이날 폼페이오 장관이 다음달 4~8일 일본, 몽골,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을 방문한다고 알리면서 7~8일에 서울을 방문해 고위 당국자와 회담한 뒤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강경화 장관이 8일 오전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을 갖고 △한미 관계 △한반도 정세 △지역·글로벌 문제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과 회동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외교부는 "최근 한미 각 급에서의 긴밀한 전략적 소통에 더하여, 폼페오 장관의 이번 방한은 한반도·지역·글로벌 문제에 관한 양국의 공조를 더욱 심화하는 한편, 한미동맹을 한층 발전시켜 나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대선을 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번 방한을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과 회담 등 소위 '옥토버 서프라이즈'를 기획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한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신임 총리와 만남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북한과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뤄지는 만큼, 미국은 자신들에 대한 한국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지난 27일 방한한 마셜 빌링슬리 미국 국무부 군비통제 대통령 특사가 중국에 대해 '핵으로 무장한 깡패'(nuclear armed bully)라고 언급하며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 구축에 한국이 함께해줄 것을 요청한 대목을 보더라도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한에서 이같은 의도를 드러내지 않겠냐는 설명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일본을 방문한 계기에 6일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이른바 '쿼드'(Quad) 4개국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는 점도 이러한 추정을 뒷받침한다. 쿼드는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한 협의체로, 미국 내에서는 한국 등을 포함해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여기에 참여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공식화되기 전 북한의 남한 공무원 총격 사건이 벌어졌고 향후 이 사안이 어떠한 양상으로 전개될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황 변화에 따라 한반도 정세 및 북한과 만남 등의 이슈가 주요 사안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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