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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배터리데이 끝나자 58조원 증발...LG화학 등엔 오히려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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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배터리데이 끝나자 58조원 증발...LG화학 등엔 오히려 호재?

아이언맨 머스크의 '허언증'?..."완전자율주행차라니 장난치나?"

'아이언맨' 실제 모델이라는 일론 머스크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는 엄청난 전기차 배터리 신기술이 발표될 것이라는 테슬라의 '배터리데이(테슬라의 배터리 신기술 발표일)'에 대한 기대 에 지난달 31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가 고평가 논란 속에 30% 넘게 폭락했다. 배터리데이가 다가오면서 다시 회복세를 보였던 테슬라의 주가는 22일(현지시간) 마침내 열린 배터리데이에서 최고경영자(CEO) 머스크가 발표하기도 전에 정규장에서 5% 넘게 하락하고 시간외 거래에서 7% 넘게 하락했다. 시가총액만 이날 500억 달러(약 58조 원)이 증발했다.

머스크의 발표가 '가성비를 높이는 신기술'에 집중됐기 때문이었다. 발표의 핵심은 반값 배터리를 만들어 2만5000달러(약2900만 원)짜리 전기차를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3년 안"이라는 기한이 설정되면서 약발이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100만 마일 배터리 신기술이라도 발표하는 줄 알았다"면서 곧바로 실망감을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머스크가 장담한 목표들이 기한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들어 '반값 배터리를 장착한 값싼 전기차 대량생산'이 3년내에 가능하다는 목표 자체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은 "머스크는 3년전에도 테슬라 모델3을 3만5000달러 가격대로 낮추겠다고 약속했지만 실현하지 못하고(현재 가장 싼 모델3 가격은 3만7990달러로 가격이 더 올랐다), 이제 와서 훨씬 더 싼 모델3를 3년 뒤에 내놓겠다고 한다"면서 "투자자들을 놀리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머스크는 연간 2000만대를 생산하는 공장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 목표대로라면 테슬라는 현재 세계 최대 자동차생산업체 폭스바겐보다 생산량이 2배 많은 세계 최대 자동차생산업체가 된다. 연간 2000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에 대해서도 <블룸버그> 통신은 "현재 전세계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급이 가능한 업체가 극소수이고 공급량을 급격히 늘리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 프리몬트 공장 야외 무대에서 투자자 240명만 참석한 가운데 유튜브 채널로 실시간 중계돼 전 세계 수십만 명이 시청했다. 머스크의 발표는 자체 개발 신형 배터리 셀 '4680'을 소개하는 데 집중됐다.

'4680'의 앞 두자리 숫자는 지름(mm), 뒷자리는 높이를 의미한다. 현재 LG화학이 테슬라에 공급하는 '2170'에 비해 지름이 두 배 이상으로 큰 배터리 셀이며, 머스크는 "새 배터리 셀은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주행거리는 16% 더 길다"고 말했다. 현재 배터리 기준 한번 충전으로 500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의 이동 거리를 약 580킬로미터로 늘린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대규모 배터리 생산 경험이 없지만 머스크는 2∼3년 내에 100GWh(시간당 100기가와트)에 이르는 생산 능력을 보유한다는 목표도 밝혔다. 100GWh는 현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인 LG화학이 올해말까지 달성한다는 생산 능력 목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단기간에 대규모 배터리 제조설비를 갖추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테슬라가 배터리 자체 생산 능력을 길러 기존 배터리 업체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가겠다는 방향을 선언한 의미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그만큼 배터리 수요에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보여줬다는 해석이다. 머스크도 2022년 배터리 공급 부족 가능성을 거론하며 LG화학 등 기존 공급사들로부터 배터리 주문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때문에 2차전지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배터리 관련 발표는 LG화학에게 호재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게다가 일부 전문가들은 전기차용 2차전지는 배터리 생산용량만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테슬라가 원하는 스펙에 맞춘 배터리 공급은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고, 이런 기술은 단기간에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3년 뒤에도 테슬라 전기차에 장착될 대부분의 배터리는 LG화학과 삼성SDI, 일본 파나소닉 등 전 세계적으로도 3개 업체만 공급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값 배터리 기술'만으로는 부족했다고 느껴서인지 머스크는 "완전자율주행(레벨 5) 베타 버전도 내달 중 내놓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SAE(미국자동차공학회)에 따르면 자율주행은 ‘운전자 지원 기능’이라는 1, 2 단계에서 3단계부터 실질질적인 자율주행 단계인 ‘부분 자율주행’, ‘조건부 완전 자율주행’ '완전자율주행'로 나뉜다. 업계는 테슬라의 현재 자율주행 기술을 레벨 3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때문에 4단계를 뛰어넘어 한달 뒤에 비록 베타버전이라고 하지만 5단계인 완전자율주행차를 내놓겠다는 목표에 의아해 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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