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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관계 개선, 말보다 효과적인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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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관계 개선, 말보다 효과적인 전략은…

[박병일의 Flash Talk]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8월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과 만나 북한과의 경협 추진 및 관계개선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최근 제 마음이 급하다"면서도 "지금 북미 간 관계들이 우선되는 것 같아도 결국은 남과 북의 시간이 다시 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인영 장관의 마음이 조급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의 임기 시작 전 일이나, 북한은 지난해 한국 정부가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쌀 5만 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한미군사훈련 등을 이유로 거부했다. 인도적 지원마저 받지 않겠다고 거절한 것이다. 최근 북한의 술과 남한의 설탕을 물물교환하자는 계획 역시 사업의 북측 주체인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가 유엔의 대북제재 리스트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어 무산되었다.

한편,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월 '남북 보건의료의 교류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북한에 보건의료 분야 지원이 필요한 재난이 발생할 경우 남한과 북한의 공동대응 및 보건의료인력·의료장비·의약품 등의 긴급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 의원은 "코로나와 같은 걷잡을 수 없는 감염병이 북한에 발생한다면 그 여파는 우리에게도 심각하게 미칠 수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현장에 나갈 뜻이 있는 의료진들이 있다면 정부가 지원할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일부 보수성향의 정치인들과 의사들은 재난상황에서 의료인을 강제 동원할 목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법안이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한밤의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고 풍토병이 창궐하는 멀리 아프리카에서도 의료봉사 활동을 펼치면서, 정작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족(同族)의 어려움을 배척한다는 것은 한반도 평화를 지향해야 할 정치인으로서의 당연한 역할과 의료인으로서의 직업윤리를 내팽개친 언행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남한이 조속히 풀어야 할 또 하나의 필수적인 인도주의적인 문제는 '비전향 장기수의 북한 송환'이다. '비전향 장기수 송환 2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2000년 비전향 장기수 1차 송환 대상으로 분류됐으나 송환 미신청 등을 이유로 북측으로 가지 못한 이들은 33명이라고 한다. 그 송환대상자 33명 중 19명은 고향을 그리워하다 안타깝게도 사망하였고, 현재 14명만 생존해 있다.

더욱이 이산가족 상봉과 비전향 장기수 문제의 인도주의적 해결은 6·15 남북 공동선언의 합의사항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거주이전의 자유와 귀환권(자국으로 돌아갈 권리)은 아무도 자의적으로 빼앗지 못하는 가장 기본적인 인권사항이라는 점에서, 14명 송환 희망자들에 대한 2차 송환이 이른 시일 안에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 때문에 일희일비하고 너무 조급해 하기보다는, 우리가 북한에 대해 해야 할 도리를 꾸준히 다할 때, 경협에 대한 우리의 바람과 상상이 실현 가능한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성스러운 마음과 진정성보다 더 효과적인 전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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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한국외대 경영학과에서 국제경영을 가르치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경제연구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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