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문정인 "이인영 '평화 동맹', 미국 국무부가 색안경 끼고 본 듯"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문정인 "이인영 '평화 동맹', 미국 국무부가 색안경 끼고 본 듯"

미국 대북 외교, 비핵화만 집중해서 실패…포괄적 프로세스 거쳐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이인영 장관의 '평화 동맹' 발언과 관련, 한미 관계가 이러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7일 통일부가 주최하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관한 1.5 트랙 다자 국제포럼인 한반도국제평화포럼(KGFP : Korea Global Forum for Peace)에서 '갈등 해결의 방법론적 고찰 : 종전선언, 평화협정' 세션의 사회를 맡은 문 특보는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 등에 (남한이) 군대를 파병한 것은 평화를 위한 것이었다. (한미 동맹은) 평화 동맹이라는 것이 훨씬 더 정확한 평가인데 왜 (미국) 국무부에서 그런 평가를 냈는지 모르겠다. 이인영 장관을 색안경을 끼고 본 건 아닌가"라고 말했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 2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예방해 "한미관계가 어느 시점에선가는 군사동맹과 냉전동맹을 탈피해서 평화동맹으로 전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의 한미 동맹을 군사‧냉전동맹으로 규정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우리의 동맹과 우정은 안보 협력을 넘어선다"며 "경제, 에너지, 과학, 보건, 사이버안보, 여권 신장을 비롯해 지역과 국제적 사안 전반에 걸친 협력을 포함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미동맹과 관련한 이 장관의 인식에 대해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냉전시대에 출발한 한미동맹이 군사동맹에서 출발하여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추구라는 가치동맹으로 발전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장관도 평소 이렇게 얘기를 해왔다"며 "다만 당시 발언은 한미동맹이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주도하는 평화동맹으로 진화할 것을 기대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동맹의 성격 문제와 관련, 이날 포럼에 참석한 미국의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한미 관계가 평화동맹으로 되지 못할 이유는 없다"며 "한미 간 파트너십은 전 세계적으로 여러 기능을 하고 있고 갈등 지역에서 재해 구제 및 경제 개발 등의 좋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자누지 대표는 현재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선거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정책 전문위원 출신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한반도 팀장을 맡은 바 있다. 이에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 7일 통일부가 주최하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관한 1.5 트랙 다자 국제포럼인 한반도국제평화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은 코로나 19 상황을 고려해 관객 없이 화상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인 '갈등 해결의 방법론적 고찰 : 종전선언, 평화협정'에서 문정인 (오른쪽 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사회를 맡았고 미국에서는 프랭크 자누지(왼쪽 위) 맨스필드재단 대표와 조지 로페즈(왼쪽 아래) 노트르담대학교 크록 연구소 명예교수가, 중국에서는 옌쉐퉁 칭화대학교 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이 참석해 토론을 벌였다. ⓒKPGF 공식 유튜브 계정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종전선언과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옌쉐퉁 칭화대학교 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은 "조건 없는 종전 선언은 없을 것이다. 북한은 조건을 제시할 텐데, 정치적 지원을 이야기할 수도 있다"며 "체제 인정을 요구할 수 있는데 대한민국이 이를 인정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과 관계 정상화 협상할 때 미군이 대만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것이 중국의 첫 번째 조건이었다. 그만큼 처음에는 정치적인 반대급부와 조건을 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렇다면 북한 입장에서도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에서도 미군 철수를 당연히 먼저 주장할 것이다. 만약 미국이 여기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면 북한은 '왜 종전선언이 체결되어야 하나' 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이날 포럼에 참석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당시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평화 증진 프로세스 과정에서 북한이 제기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한 적이 있다"며 "남북의 지도자가 주한미군 주둔을 전제로 한반도에서 평화협정과 종전선언 문제를 끌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누지 대표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북한이 비핵화 되고 평화가 완전히 구축되면 한반도에서 미군이 철수하는 것을 바란다"며 "미국이 분열된 한반도를 원한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하는데 이는 미군 주둔을 위한 핑계"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미 동맹관계에도 비전은 있다. 장기간에 걸쳐 평화(문제)에 대해 함께 해결했다"며 "한반도에 미군이 주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한미 동맹 관계는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옌쉐퉁 교수는 "미국 대선에서 누가 이겨도 (한반도에서 미군을)철수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해도 미군은 철수하지 않을 수 있다"며 "모든 국제무대에서 미군이 전부 철수한다는 결정을 내린다면 모르겠지만 그렇게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비핵화 협상 방안에 대해 미국의 조지 로페즈 노트르담대학교 크록 연구소 명예교수는 "미국이 한국의 입장을 이해하고 평화협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미국이 양자주의를 넘어서 지역에 대해 어떤 접근과 방식을 취할 것인지, 역내 외부 관계자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로페즈 교수는 "지난 3년 동안 (미북 간) 정상급 (외교를 통해) 이익을 얻었으나 그 효익은 중단됐다"며 "이제는 실무적 차원의 전문가 그룹을 통해 차이점을 해소해야 한다. 미국과 북한이 실무적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한국과 관계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누지 대표는 "미국의 대북관계 외교는 실패했다. (미북 양측이) 불신관계에 있다보니 비핵화를 우선순위로 삼을 수밖에 없었는데, 외교 정책은 포괄적이어야 한다"며 "미국이 고집스럽게 비핵화가 마치 미국의 유일한 외교정책인 것처럼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러한 이유 때문에 실패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6자회담을 통해 좀 더 포괄적인 프로세스를 추구해야 한다"며 "남북 간 교역과 협력을 다뤄야 한다"고 말해 한반도 평화 문제가 비핵화에만 집중돼서는 안된다는 뜻을 밝혔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