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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극단적 선택한 부산지하철 기관사 4년 만에 '산재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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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극단적 선택한 부산지하철 기관사 4년 만에 '산재 인정'

유족 측 제기한 근로복지공단의 유족급여·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 승소 판결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극닥전인 선택을 했던 부산지하철 기관사가 사고 발생 4년 만에 산재 인정을 받게 됐다.

부산지하철노조는 "2016년 교통공사에 재직중이었던 고 곽병석 기관사의 근로복지공단 산재 불승인 이후 유족 측에서 제기했던 유족급여·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이 최근 법원에서 원고 승소 판결이 났다"고 4일 밝혔다.

▲ 부산 도시철도. ⓒ부산시

고 곽 기관사는 지난 1994년 부산교통공사에 입사해 22년간 기관사 업무를 하다 2016년 4월 7일 극단적인 선택을 해 뇌사 상태에 빠졌고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같은 해 4월 13일 숨졌다.

노조 당시 부산교통공사 사장이 현장에 대한 징계를 남발하면서 기관사들의 심리적 압박감이 역대 최고조에 달해 있었고 곽 기관사는 지난 2016년 1월 24일 본인이 운전하던 열차에 신호 오취급 사고가 발생하면서 징계를 받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다 불면증, 우울증의 악화로 사고 발생 73일 만에 극닥전인 선택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당시 기관사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빈번하게 개최됐고 회부된 기관사는 물론 그 광경을 지켜보는 동료들을 극도로 위축시키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곽 기관사는 당시 사고에도 본인의 책임은 없었지만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으로 인한 불안감에 휩싸였고 자신의 사고 지점과 같은 위치에서 한 달 뒤 탈선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자신의 사고가 드러날까 불안감에 떨던 곽 기관사는 지난 2016년 3월 5일부터 병가를 신청해 정신과 치료를 받던 중 공사로부터 적성 검사를 받으라는 통보를 받았고 이를 통과하지 못하면 더 이상 기관사 업무를 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지배하면서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하다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됐다.

유족은 이를 근거로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했지만 '불승인' 처분했고 유족과 노조의 지속적인 항의로 재조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산재보험심사위원회 심의위원 3인 중 2인은 업무상 연관성이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으나 나머지 1인이 재조사보고서가 아닌 최초재해조사 내용만 받아들여 심의하면서 기각되고 말았다.

결국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던 유족은 사고 발생 4년 만에 근로복지공단의 결정이 잘못됐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부산교통공사 소속 기관사의 자살 사건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는 첫 번째 사례가 됐다.

노조는 "서울도시철도의 경우 '기관사 정신건강프로그램'과 함께 힐링센터와 같은 기관사를 위한 여러 정신건강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음에도 같은 해 발생했던 기관사의 자살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는데, 부산지하철은 이러한 기관사 정신건강프로그램이 없이 오로지 기관사들 스스로가 업무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견뎌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욱 곽 기관사의 자살은 업무관련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사실인정을 함에 있어 최초 재해조사보고서가 아닌, 재조사보고서의 내용을 채택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이 작성한 재조사 보고서는 재해의 업무관련성을 공단 스스로도 긍정하는 내용이었다"며 "유족과 부산지하철 노동조합은 법원의 공정한 판결을 환영하며 이 사건을 계기로 근로복지공단의 형평성 있고 객관적인 재해조사 및 행정처리를 기대한다. 더불어, 근로복지공단이 법원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여 더 이상 항소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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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경

부산울산취재본부 박호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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