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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노조 아님'이 아님...박근혜 정권의 '전교조 저주'가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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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노조 아님'이 아님...박근혜 정권의 '전교조 저주'가 풀렸다

"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권한 규정한 시행령은 법률 근거 없어 무효"

대법원이 고용노동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법외노조 통보 이후 7년여만이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는 3일, 해직자의 노조 가입 허용을 이유로 한 노동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법외노조 통보 시행령, 법률 유보 원칙 위배해 무효"

대법원은 노동부가 법률상 요건을 갖추지 못한 노조에 법외노조 통보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노동조합법(노조법) 시행령이 헌법상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배돼 무효라고 봤다. 법률유보 원칙은 일정한 행정권의 발동은 법률에 근거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이다.

현행 노조법에는 이미 설립된 노조에 법외노조 통보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의 조항이 없다. 이를 시행령에 위임한다는 조항도 없다. 그럼에도 노조법 시행령은 노동부가 법외노조 통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노동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도 해당 시행령에 따른 것이다.

대법원은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사항은 국회가 정하고, 헌법상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제한할 때는 국회가 법률로 이를 규정해야 한다"며 "법률의 시행령은 모법인 법률에 의해 위임받은 세부 사항을 규정할 수 있을 뿐 새로운 사항은 규정할 수 없다"고 했다.

대법원은 이어 "합법노조 인정 여부는 헌법상 노동3권 행사의 필수 전제"라며 "이처럼 기본권을 강력하게 취소하는 조치를 하기 위해서는 (시행령이 아닌) 법률에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또 "행정관청이 노동조합을 임의로 해산할 수 있게 한 법이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헌법상 노동3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1987년 11월 폐지됐음에도 불과 5개월 뒤인 1988년 4월 행정관청이 시행령으로 법외노조 통보제도를 도입했다는 제도 연혁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요컨대, 대법원은 법외노조 통보 시행령이 헌법상 기본권인 노동3권을 강력하게 제한함에도 법률이 아닌 행정부의 자의에 따라 만들어진 것으로 무효이며 이에 근거를 둔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도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2013년 10월 방하남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과 서남수 당시 교육부 장관이 정부 과천청사에서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와 관련해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7년여만에 다시 합법노조 되는 전교조

전교조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10월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를 받았다. 노조법이 '근로자가 아닌 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지 않음에도 해직교사 9명이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법외노조는 노조법상 요건을 갖추지 않은 노조를 뜻한다. 전교조의 경우는 근로자가 아닌 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지 않는 노조법 조항이 문제가 됐다. 법외노조 통보를 받으면, 노동쟁의,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할 수 없다. 노동조합이라는 명칭도 사용할 수 없다.

전교조는 노동부의 재량권 남용 등을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냈지만, 1심과 2심은 법외노조 통보 시행령이 위임임법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아 유효하고, 이에 따른 법외노조 통보 처분도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전교조는 상고장을 제출했고 작년 12월 사건은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됐다.

단 전교조가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바로 합법노조가 되는 건 아니다. 파기환송심에서 법외노조 효력 집행 정지 신청을 접수하고, 이 신청이 인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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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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