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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국세청장의 첫 과녁...넷플릭스·독일계 배달앱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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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국세청장의 첫 과녁...넷플릭스·독일계 배달앱 '화들짝'

반사회적 역외탈세범, 조세회피 다국적기업 세무조사로 포문

국세청이 27일 국부유출 역외탈세자와 다국적기업 등 43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김대지 국세청장이 취임 후 첫 기획조사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김대지 청장은 지난 21일 취임사에서 "국가적 위기를 틈탄 민생침해 탈세, 반사회적 역외탈세 등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고, 온라인 플랫폼 거래를 비롯한 신종 세원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반사회적 역외탈세 혐의자로는 스위스, 홍콩 등 조세회피 지역에 개설한 비밀 계좌에 금융 자산을 은닉하고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는 7명, 본인 또는 가족을 비거주자로 위장하고 편법 증여·소득 탈루 등 납세의무를 회피한 혐의가 있는 자산가 6명, 해외 현지 법인 또는 사주 소유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법인 자금을 유출한 혐의가 있는 사업자 9명이 포함됐다.

▲ 임광현 국세청 조사국장이 2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 2청사에서 국부 유출 역외탈세 혐의자 및 국내에서 벌어들인 막대한 소득을 정당한 세금 납부 없이 외국으로 이전한 혐의가 있는 다국적기업 43명 세무조사 착수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국세청

국세청이 공개한 구체적인 혐의 사례들은 다음과 같다.

- 한국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A씨는 자녀 유학 차 가족을 미국에 보낸 후 자녀에 편법 증여하기 위해 본인 명의 해외 계좌로 수십억 원을 송금했다. 미국에 있는 배우자와 자녀는 이 돈을 인출해 미국 베버리힐스· 라스베이거스 소재 부동산을 매입했다. 가족 생활비도 회사 내부 자금으로 지원했다. 비벌리힐스 주택을 A씨 회사의 해외 영업소로 등록하고, 영업소 운영비 명목으로 수십억 원을 송금해 가족 생활비로 쓰게 한 것이다. A씨의 배우자와 자녀는 일부 자금은 국내로 다시 들여와 한강 변 20억 원대 아파트를 구입하고, 실제 근무하지도 않은 국내 법인으로부터 수억 원의 급여를 받았다

- 국내 첨단 약품 제조업체 사주는 해외 관계사에 약품을 저가 판매하는 등 국내에 귀속되어야 할 이익을 국회로 이전한 후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컨설팅료 등의 명목으로 돌려받아 스위스 비밀계좌에 100억 원대 자금을 은닉했다. 이 같은 방식은 이제 해외 과세당국과의 금융정보자동교환 협정을 맺은 이후 속속 적발되고 있다. 국세청은 올해까지 109개 국가와 관련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임광현 국세청 조사국장은 "국내외 정보망을 적극 활용해 역외탈세 조사대상자 본인은 물론, 탈루 혐의가 있는 가족 및 관련 법인까지 철저하게 검증하겠다"면서 "고의적인 세금포탈 행위가 확인되는 경우 최대 60%의 가산세를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에 국세청이 야심 차게 칼을 겨눈 대상은 국내에서 벌어들인 막대한 소득을 정당한 세금납부없이 외국으로 이전한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와 해외 명품업체 등 21개 다국적기업들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수요 확대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배달앱 '요기요'와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운영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앱 '요기요', '배달통' 등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는 최근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 인수를 추진해 독과점 논란을 일으켜 왔다. 배달의민족까지 인수하면 독일업체가 국내 1, 2, 3위 배달앱 업체를 싹쓸이하는 것이 된다. 2011년 11월 설립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세무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기 위한 기업 결합 심사가 진행되고 있어 이번 세무조사가 향후 기업 결합 심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국세청은 미국에 본사를 둔 넷플릭스도 조세 회피를 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넷플릭스 한국 법인은 미국 본사에 경영 자문료를 지급하는 식으로 세금을 회피하면서 국내 수입을 해외로 이전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가 특별한 경영 자문을 하지 않았는데도 국내 자회사가 거액의 자문료를 지급하고 적자를 냄으로써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고 국내 수익을 미국 본사에 안겼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해외명품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다국적기업의 국내 자회사도 조사할 방침이다. 지난해 한국 명품시장 규모는 14조8000억 원(세계 8위)이며, 주요 제품 가격이 프랑스·미국보다 높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국세청 조사를 받는 A명품브랜드 국내자회사는 한국 시장에서 자사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게 유지되자 여러 차례 가격을 올려 외국보다 국내 가격을 높게 책정했다. 그러나 국내에 내는 세금을 줄이기 위해 외국 본사에서 수입하는 제품가격 역시 지나치게 높게 책정해 고가수입하는 수법으로 국내 영업이익률을 낮추고 국내에 귀속될 이익을 부당하게 국외로 이전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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