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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체제, 한반도 중립화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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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체제, 한반도 중립화로부터

[녹색-진보 연합정치의 때가 왔다] ②

주권자가 주인인 국가의 시금석, 국민발의제 개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2016~17년 촛불 집회에서 가장 많이 울려 퍼진 노래와 구호였다. 주권자의 힘을 새삼 다시 인식하고 주권자 주체의 민주공화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자각이 주권자들 사이에서 들기 시작된 시발점도 촛불혁명이었다.

물론 당시 박근혜 탄핵은 1987년 개정된 제6공화국 헌법상 주권자의 결정으로 이루어질 수 없었다. 국회의 탄핵 소추 의결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라는 절차를 거쳐서야 가능해졌다. 그러나 결집된 주권자 인민의 힘이 없었다면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절차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국가의 주인이 공무원 임면권, 그리고 무엇보다도 헌법개정을 포함한 주요 국가 정책을 입안하고 결정하는 국민발의권과 국민투표권을 갖고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인민의 통치 체제로서 민주주의냐 아니냐의 시금석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을 표방하고는 있지만 명백히 절름발이 민주주의 국가로서 민주주의 체제가 아니다. 귀족정인 엘리트 대의정 체제이다.

1948년 제헌헌법 제정 당시 조선 인민의 자치능력을 인정하면 공산당이 권력을 장악할 수 있다는 미국의 판단으로 국민발의권을 배제한 헌정체제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익히 경험했듯이 엘리트 대의정 관피아 체제에서 금수저-흙수저의 계급사회가 폐지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부터 최저임금 노동자의 고통을 겪을 수 없는 봉급 2억 3091만 4000원의 금수저 계급이다.(2020년 공무원 보수 규정)

청와대 고위 참모-관피아를 비롯해서 여의도 엘리트 국회의원과 입법-사법-행정의 고위 관료들도 연봉 1억 이상의 금수저 계급이긴 마찬가지다.

흙수저 출신일지라도 지금 금수저 계급 가운데 최저임금으로 생활하고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하다못해 '대국민 쇼'일지라도 봉급의 90%를 빈민주택기금에 기부하고 남은 10%도 국민 평균 소득보다 많다고 한 우루과이의 호세 무히카 대통령처럼 하겠다는 사람조차 없다.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다.(헌법 제7조) 봉사자가 국민의 평균보다 어마어마하게 높은 봉급을 자신들이 스스로 정해서 챙겨간다는 것 자체가 희극이자 비극이다.

지난 3월 6일 여야 국회의원 148명의 참여로 원포인트 국민발안제 헌법개정안이 발의되었다. 총선이 끝난 뒤인 5월 1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인 이인영 의원이 본회의 표결을 통해 국민발안제를 통과시키자고 제안했지만,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국민발안제 개헌안은 이렇게 한 차례 흐지부지 해프닝으로 끝나고 만 사건에 지나지 않았다.

여의도 금수저 계급에게 헌법의 출발점 제1조가 규정하고 있는 주권자의 권력 탈환을 맡긴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과 똑같다.

개혁과 혁명, 제7공화국을 만들 수 있는 주체는 오직 주권자 국민뿐이다. 대한민국의 운명과 주권자 자신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도 오직 주권자 자신뿐이다.

국민으로부터 선출된 대통령과 자치단체장,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등의 지도력을 제대로 발휘시키는 힘도 깨어 있는 주권자들의 행동이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군사력 증강이 아니라 주권자 연대의 힘이 우선이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도 마찬가지다.

남북한 평화는 결코 미국과 중국, 일본과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의 허락 아래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물론 미국과 중국, 일본과 러시아의 협조를 얻는 것은 냉혹한 국가 간 '힘의 정치(Power Politics)'에서 필수 불가결하다. 특히 한미동맹으로 묶여 있는 미국의 협력은 핵심 사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명확히 한국은 주권국가이며 미국의 식민지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친미, 친중, 친일, 친러를 당연히 추구하지만 그렇다고 종미, 종중, 종일, 종러로 열강의 하위 식민지로 편입되고자 하는 게 아니다.

2018년 4.27 남북 정상회담의 도보다리 회담에서 들리던 평화로운 새소리의 기억이 벌써 까마득하다. 그로부터 2년이 훌쩍 지난 지금 남북관계는 파탄이 났고, 평화체제 구축은 물거품처럼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동맹파니 지북파니 하는 용어 자체가 남북 평화체제 구축 전략의 허약성을 입증한다.

말이 그럴듯해서 동맹파지 사실 동맹파란 종미 매국노라는 말과 하등 다름이 없음을 매국노 이완용의 역사, 2006년 어산지의 위키리크스 폭로에서 금방 유추할 수 있다.

오늘날 한국의 금수저 계급 상당수가 친일 매국노들의 후예이자 종미 매국노로 신분 세탁에 성공한 자들이라는 사실은 끈질긴 기득권 세력의 영향력과 재빠른 변신 실력을 실감케 한다.

지금 문재인 정부는 미국산 무기 구입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쓰고 있다.

한국은 2008~2017년 사이 10년간 미국으로부터만 67.3억 달러어치를 수입해 세계 3위의 미국 무기 수입국가였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2019년 9월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에게 앞으로 3년 동안 더 많은 미국 무기를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참고로 일본은 10년간 37.5억 달러로 7위다.

2020년 50조 원을 돌파한 군사비 예산을 기반으로 한국은 이미 세계 6위의 군사력 강국이다.(☞ 관련 기사 : <프레시안> 2019년 12월 11일 자 '역대급 군비증강 해놓고 북에 평화 말할 수 있나?')

이렇게 군사력을 늘리면서 남북평화체제 구축에 나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2018년 4월 제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북은 단계적 군축에 합의한 바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평화를 위한 강력한 군사력 정책 역시 허구이다.

군사력이란 무기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가족과 공동체와 국가를 지키겠다는 강력한 인민의 국방 의지, 인민의 평화 수호 연대가 없으면 무기는 그저 고철 더미일 뿐이다. 이는 역사를 조금만 살펴보아도 금방 이해할 수 있는 상식이다.

미국의 군산복합체 호구 노릇이나 하는 평화 구걸 외교로는 한반도 평화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오히려 한반도 전쟁 위협만 커질 뿐이다.

오직 인민의 연대연합만이 평화의 힘이다. 화살이라는 무기는 부러뜨릴 수 있지만 전쟁을 막고자 거대한 화살 더미처럼 묶여 있는 5000만 인민의 의지는 아무도 부러뜨릴 수 없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란 남한이 친북을 넘어 북한과 연대연합하는 연북을 하자는 말이다. 햇볕정책을 넘어서 공동으로 햇빛과 햇볕을 받아들이는 공생과 상생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일본도 미국도 원했던 한반도 중립화

그런 의미에서 지금이야말로 돈도 자주독립도 빼앗기는 사대 굴욕의 미·일·중·소 동맹 외교에서 벗어나 남북한 공동의 한반도 중립화를 추진할 수 있는 적기다.

1897년 독립협회가 지금의 서대문 형무소 입구에 독립문을 세웠다. 그 자리는 중국의 사실을 영접하기 위해 세운 영은문이 있던 자리였다. 청일전쟁에서 청이 패배하자 1895년 당시 김홍집 내각은 청에 대한 사대굴욕 외교의 상징이었던 영은문을 철거해 버렸다.

한글과 한문으로 새겨진 독립문이라는 글씨는 일본에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 이완용이 쓴 것이다. 심지어 이완용은 독립협회 회장까지 지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 얼마나 될까.

서대문 형무소, 독립문, 이완용의 역사는 19세기 말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자주독립을 추구했던 한반도의 역사를 지금의 시점에서 다시금 상기시킨다. 역사의 교훈은 늘 현재진행형이다.

한반도 중립화는 일찍이 1882년 임오군란 직후 청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해 일본이 먼저 제기한 선례가 있다.

1953년 한국전쟁 이후 미국도 오스트리아 모델을 본뜬 한반도 중립화 방안을 구상한 바 있다.

이처럼 한반도 주변의 어느 한 대국도 한반도를 식민지화 하거나 영향력을 일방으로 행사할 수 없을 때 중립화론은 탄력을 얻는다.

문제는 한반도 중립화론을 실현시킬 수 있는 인민의 연대연합이 얼마만큼 힘과 세력을 확보하고 있고, 이를 남북의 정치 지도력이 어떻게 실행하느냐 하는 것이다.

1885년 거문도 사건 직후 유길준이 조선 중립화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인민의 힘이 받쳐 주지 않는 중립화론은 무력하게 흐지부지될 수밖에 없었다.

4.19혁명 이후 혁신계 정당을 중심으로 중립화 통일론이 거세게 일어났다. 그러나 이 또한 힘이 없었다.

결국 중립화통일론을 적극 소개하고 지지했던 민족일보의 조용수는 5.16쿠데타 이후 박정희에 의해 사형당하고 말았다. 이후 중립화통일론은 빨갱이 주장으로 아예 언급조차 할 수 없었다.

장일순은 1961년 중립화 평화통일론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3년 동안 감옥생활을 해야 했다.

문익환도 반국가단체인 북한으로 잠입 탈출해 그 수괴와 회합한 죄와 함께 민중이 주체가 되는 영세 중립화 연방제 3단계 통일론을 주장했다는 사실로 감방에 처박힐 수밖에 없었다.

지금이야말로 한반도 중립화 추진의 적기

최근 들어 김동춘, 박태균 등 학자들 사이에서 먼저 한반도 중립화론이 제기되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박태균은 한반도 중립화가 미국의 이해에도 부합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주한미군은 우리가 주둔 비용을 받아도 시원치 않고 당연히 받아야 한다. 주한미군의 존재 이유는 이제 명백히 북한의 침략에 대한 방어가 아니라 미국의 세계전략에 따른 중국 견제와 봉쇄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북한보다 경제력에서 무려 50배, 군사비는 20배나 더 많은 상태에서 북한이 남한을 침략할 수 있다고 보는 지적장애인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실제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제5조 1항에 따라 주한미군은 1991년 이전에는 주둔 비용을 자신들이 부담했다.

그러다가 1991년 한국은 미국과 방위비분담협정을 맺어 주둔 비용 일부를 분담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2019년 트럼프가 연간 6조 원의 주한미군 분담금을 내라는 날강도 같은 터무니없는 요구를 해왔다. 이때부터 도대체 주한미군이 왜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지 근본에서부터 회의를 갖게 하는 국민들이 생겨났다.

왜 한국군이 전시전작권도 없는 시체 군대로 묶여 있고, 왜 한미동맹에 목을 매야 하는지 의심하기 시작한 수많은 주권자들이 있다.

오늘날 한국은 독립국으로서 주체성을 가지고 강하게 한반도 중립화를 추진할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지금 총성 없는 전쟁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은 갈등 상황이야말로 4강의 틈바구니에 끼여 이도 저도 못하는 고래 등의 새우가 아니라 수십 마리의 사자에 둘러싸여도 웅크린 채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고슴도치로서 한반도 운전자의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다.

남북통일은 차후의 문제다.

지금은 '잠시' 전쟁을 멈춘 70여 년의 휴전 상태를 종식시키고 지속가능한 평화체제를 하루라도 빨리 시급히 정착시키는 일이 우선이다.

그것이 바로 한반도 중립화다.

트럼프의 트위터에 목을 매는 식의 문재인 정부 한반도 평화정책은 끝났다.

촛불혁명의 주권자를 배제시키고 동맹파라는 금수저 종미 매국노들에게 둘러싸여 미국 군산복합체에 엄청난 돈다발만 갖다 바친 필연의 대가다.

주권자 인민과 함께 하는 과감한 대북 화해와 상생의 정책을 문재인 정부에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른다.

그러나 한반도 중립화야말로 한반도 평화 체제의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한반도 인민의 경제를 전쟁과 죽임의 경제에서 살림의 경제로 나아가게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지속가능한 공생의 경제 체제고 상생의 길이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중립화를 추동하는 힘은 주권자 인민들의 한반도 중립화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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