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주택 설계자' 이헌욱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이 "국가가 기본주택을 국가정책으로 채택해 최선을 다하면 15년에서 20년 내에 무주택자 누구에게나 기본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기본주택에 관한 전문가용 Q&A'라는 글을 통해 "기본주택을 무주택자 누구에게나 제공하는 것이 거짓말 아니냐"는 주장에 반론하며 위와 같이 전했다.
기본주택은 '무주택자 누구나 적정한 임대료를 내고 장기 거주할 수 있는 좋은 아파트를 역세권에 공급한다'는 GH의 주거정책이다. GH는 기본주택의 건축 원가를 최대한 낮추고 적정 수익을 낼 수 있는 임대료를 책정해 지속가능한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편다는 구상이다.
이 사장은 "GH는 무주택 가구 중 기존 공공임대 혜택을 받지 못한 가구 모두에게 기본주택을 공급하려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며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기본주택 정책 추진을 위한 제도개선 건의사항을 수용하고, 공공택지에 기본주택을 우선 공급한다는 정책 전환을 한다면 경기도 내 무주택자 누구에게나 기본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GH가 정부와 LH에 건의한 사항은 △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에 경기도형 기본주택이라는 임대주택 유형 신설 △ 역세권 등 핵심지역에 기본주택 용지 공급 및 용적률 500%로 상향 △ 건축비 10%에 대해 공공 리츠(부동산투자신탁회사)를 통해 1% 수준의 출자금을 제공하고 기본주택을 보유할 것 등이다. 뒤의 두 가지는 기본주택의 건축 원가와 사회적 할인율, 감가상각 비용 등 회계상 적자를 낮추기 위한 방안이다.
"민간임대시장 수익률 악화되겠지만 임대비용 과도했던 것도 사실"
이날 이 사장은 해당 페이스북 글에서 기본주택을 둘러싼 여러 비판적 의견에 대해 반론했다.
이 사장이 반론한 첫번째 기본주택 비판은 "기본주택이 보편적으로 공급되면 민간임대시장이 사라질 것이고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었다.
이 사장은 이에 대해 "기본주택이 대량 공급되면 민간임대시장의 수익률이 악화될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그래도 시장은 적응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특화된 임대서비스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이 사장은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발전할수록 평범한 사업의 수익률이 악화되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그게 바로 경쟁의 결과이고 소비자 후생의 증가로 귀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까지 민간임대주택시장은 소비자 후생에 큰 기여를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과도한 비용을 주거 소비자로부터 받아내는 구조였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기본주택은 단순한 임대 부분은 원가를 보전하는 정도의 무수익 사업화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계속적인 서비스를 위해서는 적정수익을 내야 하는데 주거는 가장 강력한 플랫폼이기 때문에 다양한 수익사업이 가능하고 적정수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경기주택도시공사가 모든 성과 가져간다는 계획 아니다"
이 사장은 "재주는 LH와 국가가 부리고 성과는 GH가 가져간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답했다.
이 사장은 "저희 주장의 요지는 공공 택지를 민간에 매각하지 말고 기본주택을 대량 공급하라는 것"이라면서 "GH든 LH든 사회적 기업이든 협동조합이든 누구라도 기본주택을 운영해 무주택자의 주거안정을 평생 보장할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다만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기본주택으로 공급하면 공공택지개발을 통해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는 건 사실"이라며 이 경우 수익이 줄어드는 건 LH만이 아니라 GH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GH만 성과를 가져간다고 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이 사장은 정부에 연 1%대 장기저리 출자금을 요청한 데 대해서는 "유럽 여러 국가에서 공공임대주택을 위한 연 1% 정도의 장기저리자금 융자를 시행하고 있고, 한국도 민간 소유 주택을 감정가에 매입해 공공임대로 활용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그 자금을 연 1%의 장기저리자금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무리한 주장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또 "공공 리츠가 기본주택을 장기보유하면 나중에 매각해 수익을 얻을 수 없으니 모두 매몰 비용이 된다"는 비판에 대해 "기본주택은 100년을 내다보고 설계"한 주택이라며 "100년 후 기본주택의 땅값만 해도 공급할 때 들어간 원가는 충분히 넘을 것"이라고 반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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