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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세상 떠난 마사회 마필관리사...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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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세상 떠난 마사회 마필관리사...왜?

유서에는 '자주 다친다', '마사회가 경마 발전의 모든 몫 가져간다'

한국마사회 마필관리사가 또다시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마필관리사의 극단적 선택은 2005년 이후 6번째다. 마필관리사와 비슷한 처지인 기수 4명까지 포함하면 10번째다.

<한겨레>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마필관리사 이모 씨가 서울경마장 사택에서 유서와 함께 발견됐다. 유서에는 "매번 다치고 쉬고 해서 미안한 직장 동료들. 주목받지도 못하는 관리사, 정말 힘들죠?", "한국 경마는 우리가 있어서 발전했는데 모든 건 마사회 몫이죠. 정말 열심히 하는데. 왜 사람이 죽어나가야 (마사회가) 그나마 잠깐 느끼는 것인지", "매년 다치니 왜 내가 이걸 해야 하나. 왜 내가 매번 다쳤다고 질책을 받아야 하나. 난 다치고 싶지도 아프고 싶지도 않은데 말이지"라고 적혀 있었다.

또다시 일어난 마필관리사의 죽음, 왜?

이 씨의 유서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다치는데 대한 질책과 두려움이다.

실제 마사회에서는 산업재해가 많다. 이 씨가 근무한 서울경마공원의 재해율(한 해 발생 재해를 연말 근무 인원으로 나눈 값)은 마사회 발표를 기준으로 2019년 25.7%다. 문중원기수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2월 현장에서 은폐된 산업재해를 반영하면 실제 재해율은 이보다 높다며 서울경마공원 2019년 재해율이 100%라고 발표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9년 전체 재해율은 0.58%다. 서울경마공원은 보통 사업장의 44~172배의 재해가 발생하는 사업장인 셈이다.

이 씨의 유서에서는 '경마 발전의 공을 독식하는 마사회'에 대한 원망도 감지된다.

서울경마공원의 기수와 마필관리사는 마사회가 아닌 조교사협회를 통해 고용된다. 조교사는 마사회로부터 면허를 교부받고 마방을 임대한 뒤 마주로부터 말을 위탁받아 경마팀을 운영하는 일종의 감독 겸 소사장이다.

마사회는 순위상금 분배율, 출전장려금, 면허 발급 및 취소권 등을 통해 기수와 마필관리사의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지만, 이들의 법적 고용주가 아니라는 점 뒤에 숨어 사용자 책임은 지지 않는다. 경마산업의 밑바닥에 놓인 기수와 마필관리사들의 삶이 쉽게 나아지지 않는 이유다.

이와 같은 간접고용 구조는 2017년 박경근, 이현준 두 마필관리사의 죽음, 2019년 문중원 기수의 죽음 당시에도 기수와 마필관리사의 반복되는 죽음의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마사회는 직접고용 전환 계획을 내지 않았다.

마사회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 씨의 죽음에 대해 "아직은 정리된 입장이 없다"며 "입장을 정리하면 향후 보도자료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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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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