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신임 이인영 통일부 장관에게 바란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신임 이인영 통일부 장관에게 바란다

[박병일의 Flash Talk]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안 재가와 함께 별도의 취임식도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비록 코로나로 인한 비상시국임을 고려하고 번잡함을 피하기 위해 취임식을 생략하긴 했지만, '전략적 행보로 대담한 변화를 만들고 남북의 시간에 통일부가 중심이 되자'라는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전달함으로써 취임 인사를 대신했다고 한다. 이에 국민들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신임 통일부 장관의 행보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으며, 필자 역시 다음 몇 가지를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 지난 6월 17일 담화를 통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 발언을 "철면피한 궤변"이라고 혹평하면서 거센 비난을 쏟아낸 바 있다. 또한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자기변명과 책임회피, 뿌리 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됐다"며 북한과의 관계 개선보다 한미동맹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한 한국 정부의 태도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판하였다. 이와 더불어 탈북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이를 철저하게 통제하지 않는 한국 정부의 모습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면서 "개성공단 완전 철거와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폐쇄, 남북 군사합의 파기" 등을 언급하였고, 실제 연락사무소의 폭파를 실행에 옮겼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금방 군사행동을 할 듯이 연일 경고와 폭언을 일삼던 북한 당국이 최근 7월 들어 잠잠하다는 점이다. 그 배경에는 새로운 안보라인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으나, 동시에 북한이 언제까지 우리의 대응을 기다려 줄지는 알 수 없다. 따라서 신임 장관은 본인이 언급한 담대한 변화를 위한 노력을 한시라도 빨리 추진할 필요가 있다.

둘째, 기본적으로 북한은 문재인 정부가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 공동선언의 정상 간 합의에 대한 이행 의지가 별로 없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대(對)남 비난이 김여정 제1부부장의 입을 통해서만 나왔고,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오히려 북한의 군사행동을 보류시키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는 바 이는 한국 정부에게 주는 일종의 암묵적 메시지로 보인다. 즉, 북한의 최고 존엄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내에서 남북이 이행 가능한 분야에 대한 실천방안을 상호 이행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새롭게 구성된 안보라인의 제시내용에 따라 2018년과 같은 화해 분위기를 조성할 의지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최근 대통령께서도 말씀하셨듯이, 만일 남북 경제협력이 현실화된다면 일본의 경제력을 능히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통일부의 담대한 변화 노력이 어떤 형태든 경제 분야에서 시작했으면 한다.

셋째, 상기에 언급한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 공동선언은 우리가 북한을 정상국가로 인정하지 않았다면 존재가치가 없을 것이다. 또한 남북이 유엔에 동시 가입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북한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정상국가임을 증빙한다. 그렇다면, 북한과 범죄자 인도 협정의 체결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권하고자 한다. 최근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탈북자가 처벌을 두려워한 나머지 다시 월북하였음이 드러났다. 만일 북한과 범죄자 인도 협정이 체결된 상황이었다면 한국 정부는 그 범죄자를 북한으로부터 송환받아 국내법에 의거 처벌했을 것이다. 반면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은 북한에서 저지른 범죄 여부에 대한 소명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다수의 국민들은 의심하고 있다. 태영호 의원이 아니어도, 탈북자들의 일부는 북한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처벌을 피해 월남하였을 것으로 많은 이는 합리적 의심을 하고 있다. 이들 범죄자들에게까지 같은 민족이라는 이유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지위를 부여하는 건 안 될 일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은 어쩌면 우리에게 호재일지 모른다. 즉, 현 상황에서 재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성과가 필요하고, 그 성과를 북미대화에서 찾으려고 할 수도 있다. 특히 북한은 올해 북미협상은 안 하겠다고 했지만, 그러나 전혀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라는 모호한 태도를 견지한 것도 이와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싶다. 만일 재선 여부와 관계없이 정권이 바뀌더라도 대화성과에 대한 불가역적인 약속이 보장된다면, 그 틈새 속에서 우리의 역할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새로운 안보라인의 등장과 더불어 남북관계의 변화가 기대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박병일

한국외대 경영학과에서 국제경영을 가르치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경제연구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