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진해만에 요트와 카약 등이 떠다니고 갯벌엔 뭔가를 잡는 아낙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여름밤에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야외공연장에서 음악을 감상할 수도 있다. 창원시 진해구 덕산동의 풍경이다.
바다와 함께 여가를 보내는 사람들로 붐비는 덕산동은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지금과 다른 모습이었다.
덕산동 해변에는 1976년 조성된 쓰레기매립장과 소각장, 하수종말처리장 등이 집결돼 있었다. 덕산동은 어떻게 지금의 모습으로 변하게 되었을까?
지난 2006년 덕산동 하수종말처리장과 폐기물 매립장 부지 일부를 활용해 ‘에너지환경과학공원’이 조성됐다.
님비현상을 없애고 지역민 삶의 질을 향상시켜 도시의 균형발전과 환경개선에 기여하고자 실시된 사업이다.
에너지환경과학공원에 들어서면 태양광발전시설이 있고 친환경 자동차가 다닌다.
특히 태양열집열시설에서 만들어진 온수는 공원 내 장애인전용목욕탕으로 공급돼 자원 순환의 좋은 예를 보여준다.
방학이 되면 에너지에 관련된 체험을 하려는 아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인근에는 야외공연장이 있고 파크골프장도 조성됐다.
이쯤 되면 ‘화려한 변신’이라 할 만하지 않은가. 덕산동의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더 먼 과거에는 지형도 지금과 달랐다.
덕산동의 해안 쪽 땅은 간척과 매립으로 조성된 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원래 덕산동은 시루봉부터 해안까지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었는데 매립으로 평탄한 지대가 더 생긴 것이다.
이때 덕산동 앞에 떠 있던 섬, 소죽도도 육지와 연결됐다. 소죽도 인근에는 대죽도가 있는데 이들 이름에는 재미있는 유래가 있다.
무인도라서 사람의 머리카락이 없으니 대머리의 ‘대’자를 써 ‘대섬’이라 부르던 것이 대나무 ‘죽’자로 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나무도 많아 ‘죽도’가 됐다는 유래도 있는데 무엇이 정확한지 알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소죽도 둘레에 산책로가 조성되며 더 이상 ‘대머리’ 섬이 아니라는 것이다.
산책로를 돌다보면 건너편 진해루를 새로운 각도로 볼 수도 있다. 덕산동에서 또 빠뜨릴 수 없는 곳은 해양레포츠센터다.
한여름 무더위를 해양레저스포츠로 이겨내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창원시설공단에서 운영하는 이곳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해양레포츠 교육부터 체험까지 즐길 수 있다.
지난해 봄에는 ‘2019 창원 전국 해양레저스포츠제전’이 열리기도 했다. 진해구의 서쪽에 위치해 1만여 명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덕산동은 우리에게 님비현상에 대처하는 슬기로운 자세를 보여주는 듯하다.
단순히 다시 쓰는 행위를 넘어 물건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는 ‘재활용’과 마찬가지로 달라진 덕산동 역시 과거와 전혀 다른 아름다움으로 추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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