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연기했으면 좋겠지만..."

"전시작전권 전환 수요, 코로나 19 등 상황 고려해 유연한 접근해야"

오는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의 실시 여부가 향후 한반도 정세에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훈련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21일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후보자는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실시 여부에 대한 견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연기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가진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와 관련해 훈련의 수요가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로서 국방부의 견해를 간접적으로 청취해보면 전작권 반환과 관련해서 이미 IOC(기본운용능력)가 진행됐고 FOC(완전운용능력)를 거쳐서 FMC(완전임무수행능력) 단계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훈련 실시에 대한) 현실적인 요구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19라는 현실적인 제약 요건이 존재하기도 한다"며 "국방부의 요구, 코로나 19의 확산 상황 등을 모두 감안해 전략적으로 유연하게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한미 워킹그룹에 대해서는 "워킹그룹을 통해 해법을 찾아나가야 하는 것과 우리 스스로가 독자적으로 판단해서 해야 할 일을 구분해야 한다"며 "인도적인 교류 영역은 워킹그룹에서 이야기하지 않고 우리 독자적으로 추진해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워킹그룹은 존속시키면서, 나름의 독자적인 영역을 넓혀 나가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는 "통일부와 (워킹그룹) 관련 부서의 의견을 들어보면 (워킹그룹에서는) 제재와 관련해 해당되는 사안들은 논의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라며 "워킹그룹 통해 효율적‧효과적으로 해제 절차를 밟은 사례도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 본부에서 열린 약식 기자회견에서 구상 중인 대북정책 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20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한미 양국이 금강산 관광을 대북 제재의 예외로 두는 데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밝힌 것과 관련, 워킹그룹에서 이같은 협의를 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 후보자는 "제가 정확하게 밝힐 수 있는 상황은 아직 못된다"며 "개별 관광으로 접근하고 풀어갈 수 있는 정책 추진은 해볼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한편 후보자의 아내 및 아들과 관련한 의혹 제기에 대해 그는 "(아들의) 병역 문제나 유학 문제 관련해 큰 의혹은 규명했고 불식됐다고 판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와 아내, 아들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담담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며 "장관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은 장관 개인을 넘어 가족과 연결되고 저 역시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래통합당 외교통일위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인영 의원이 장관후보자로 발표된 이후 야당의 청문 자료 제출 요구는 총 1304건이었지만, 지금까지 답변이 온 것은 735건으로 56.4%에 불과하다"며 "아들의 독일 베를린 체류와 관련한 자료, 병역면제를 받을 당시의 엑스레이 사진 등 핵심자료는 지금도 제출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176석의 숫자만 믿고 야당 알기를 우습게 아는 거대여당의 오만과 독선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그대로 투영"됐다며 "그간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에 대해 사과하고, 지금이라도 보다 당당하고 진솔하게 인사청문회에 임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