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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난 볼턴 지시 안받아...트럼프·김정은 합의가 내 가이드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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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난 볼턴 지시 안받아...트럼프·김정은 합의가 내 가이드라인"

지난해 12월에는 접촉에 적극적이었던 비건, 이번에는 북한과 만남에 선 그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자신의 방한 목적은 북한과 만남이 아니었다면서, 본인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8일 서울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비건 부장관은 "한 가지 명확하게 해두고 싶은 것이 있다"며 "나는 이번에 북한에 만남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방한했을 때 비건 부장관이 밝힌 입장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는 대목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접촉이 결렬된 이후 12월 한국을 찾아 "북한의 협상 상대에게 우리가 우리의 일을 해야 할 때라고 말하고 싶다. 일을 끝내자. 나는 여기(한국)에 있고 북한은 우리한테 어떻게 연락하는지 알고 있다"며 북한과 접촉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비건 부장관은 이날 "북한이 나의 방문과 관련해 만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는 언론 보도를 봤는데 다소 이상하다"고 평가한 뒤 "우리는 북한과 만남을 요청하지 않았다. 이번 (한국) 방문은 우리의 가까운 친구이자 동맹(남한)을 만나기 위한 것이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그는 "또 한가지 명확하게 하고 싶은 것이 있다. 나는 최선희 제1부상의 지시를 받지 않는다"고 말해 협상의 주도권이 북한에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비건 부장관은 "존 볼턴(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지시도 받지 않는다. 나는 지난 2년 동안 몇 번의 만남을 가졌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내린 합의를 따른다"며 "그들의 방침이 우리 팀의 가이드라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와 김정은의 방침은) 한반도에서 좀 더 항구적인 평화를 만들고 한반도 내 관계를 전환시키고 핵무기를 제거하며 한국 사람들에게 더 밝은 미래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건 부장관은 북한에 협상과 관련해 결정 권한이 있는 인물을 협상장에 내보내라고 촉구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나의 대화 상대로 (북미 양측 간) 의제에 대해 협상할 권한이 있는 사람을 임명할 때, 우리는 그들(북한)이 (협상에) 준비됐다는 점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8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복정책 특별대표가 서울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가진 한미 북핵 수석대표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건의 이같은 발언은 향후 북한과 협상에서 북한의 페이스대로 움직이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29일(현지 시각) 그는 독일마샬기금(GMF)이 개최한 인터넷 화상간담회에 참석해 "미국의 대통령 선거 전에 미북 정상이 추가로 회담을 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조속한 대화 재개를 시도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미국 대선이 열리는 오는 11월 이전 북미 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도 현실화되기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비건 부장관은 남북 간 협력에 대해 강력한 지지 의사를 보내기도 해,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일정 부분 부담을 덜어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비건 부장관은 "미국은 남북 간 협력을 강력하게 지지하며 우리는 이러한 움직임이 한반도에서 좀 더 안정적인 평화를 만드는데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믿고 있다"며 "우리는 남한 정부가 북한과 남북 간 협력을 통해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우리의 일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나는 이것이 매우 실현 가능한 일이라고 믿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에게 이러한 노력을 계속하라고 전적으로 후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한미 양국은 현 상황에 비춰서 조속한 시일 내에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방도에 대해 심도있게 협의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화와 협상만이 유일한 방법이고 한미는 조속한 (대화) 재개를 전력을 다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7일 입국해 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고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제8차 한미 차관 전략대화를 가진 비건 부장관은 9일 서훈 신임 국가안보실장을 만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비건 부장관은 9일 한국 일정을 마친 뒤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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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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