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남 군사 행동을 보류하겠다고 밝힌 뒤 최전방에 배치됐던 북한 측의 확성기가 철거되고 북한 언론 매체에서 남한에 대한 비난 기사가 사라지는 등 최근의 기조와 다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24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이 강원도 철원군 인근 지역에 설치한 확성기 10여 개를 철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2일 북한에서 철거했던 확성기를 다시 설치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전단과 함께 대남 심리전이 재개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지 불과 이틀 만에 원상 복구되는 모양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전날 주재한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회의 예비회의에서 "대남 군사 행동 계획을 보류" 결정을 내린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북한 언론에서 남한에 대한 비난이 일제히 자취를 감췄다. 24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는 대남 비난 기사가 한 건도 게재되지 않았다. 전날인 23일까지만 해도 하루가 멀게 각계 각층의 대남 비난 집회를 보도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남한을 비난하는 기사가 아예 사라지기도 했다.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인 <조선의 오늘>, <통일의 메아리>, <메아리> 등에는 이날 새벽에 대남 비난 기사가 10여 건 게재됐으나 김 위원장의 대남 군사 행동 보류 결정이 나오면서 모두 삭제됐다.
김 위원장의 발표 이후 북한이 기다렸다는 듯이 대남 비난을 자제하고 나서면서, 대북 전단으로 조성됐던 남북 간 긴장 국면이 다소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일단 차분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보인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측의 발표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북한의) 보도를 면밀하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여 대변인은 이어 "남북 간 합의는 지켜야 한다는 정부의 기본 입장에서는 변함이 없으며, 이와는 별도로 대북 전단 살포 등 남북 간 긴장을 조성하고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방침임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김 위원장이 주재한 중앙군사위원회 '예비 회의'라는 형식이 처음으로 공개된 것과 관련, 여 대변인은 "과거에 예비회의라는 것이 보도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매우 이례적으로 보고 저희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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