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50만장 정말 살포했나? 정부 "신뢰도 낮다"

"풍선 1개 띄울 정도 헬륨가스 구매…북한으로 이동한 전단 없다"

대북 전단 50만 장과 관련 물품을 살포했다는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의 주장에 대해 정부가 일부 사실이 아닐 수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23일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6.22 밤 파주에서 관련자들을 통해 대형 풍선 20개를 이용하여 전단 50만 장을 살포했다고 주장했으나, 정황상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경찰 및 관계기관에서 조사한 결과 "풍선 1개가 (강원도) 홍천에서 발견되었으며, 박상학 측의 준비 물자 구매 내역, 22~23일의 풍향 등 제반 상황을 감안할 때, 북측 지역으로 이동된 전단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박상학 측은 경찰이 풍선 부양용 수소가스를 압수하는 등 강화된 단속으로 수소가스 확보가 어려워지자, 풍선 1개를 부양할 수 있는 수준의 헬륨가스를 구매"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홍천에서 발견된 풍선에는 박상학 측에서 주장한 소책자, 달러 지폐, SD카드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23일 강원도 홍천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살포한 대북전단을 담은 풍선이 발견됐다. 풍선에는 김정은, 김일성, 김여정 등의 사진과 이들에 대한 비판 문구가 적혀있다. ⓒ연합뉴스

앞서 박 대표는 22일 밤 11~12시 사이에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면서 '6.25 참상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대북 전단 50만 장과 '진짜용 된 나라 대한민국' 소책자 500권, 1달러 지폐 2000장, SD카드 1000개 등이 담겨 있었다고 소개한 바 있다.

하지만 박 대표가 주장하고 있는 물품 중 경찰에 의해 홍천에서 발견된 것은 전단과 현수막, 풍선이 전부였다. 이는 박 대표가 살포 물품의 품목을 과장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기에 박 대표가 전단을 보냈다고 주장하는 장소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박 대표가 풍선을 날렸다고 주장하는 파주시부터 해당 풍선이 발견된 홍천까지는 약 70km 떨어져 있는데, 풍선을 날렸을 당시부터 이날 오전까지 풍속이 0~3.6km/h 정도로 잔잔한 수준이어기 때문에 풍선이 이 정도의 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박 대표가 실제 살포한 것과는 다른 내용을 언론에 발표한 이유에 대해 대북 전단 살포를 구실로 외부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통일부는 "정부는 박상학 측이 대북전단 및 물품 등 살포 시도를 지속하고, 허위 사실로 남북간 긴장을 고조시키고 지역주민들의 생명·안전을 위협한 데 대해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관계기관은 박상학 측의 사무실·주거지에 대해 강력하게 단속할 것이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