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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박정희 정부 이래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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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박정희 정부 이래 처음

176석 거대여당 밀어붙이기, 법사위도 민주당 몫으로

더불어민주당이 15일 미래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본회의에서 법제사법위원회 등 국회 6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사실상 단독으로 처리했다.

176석의 힘을 바탕으로 민주당이 21대 국회를 일부 가동시킨 셈이지만, 초유의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에 따른 부담을 떠안게 됐다. 여당 단독으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전례는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67년 7대 국회가 유일하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에 6개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일괄 상정해 표결 처리했다. 이에 따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포함 18개 상임위 가운데 법제사법위(윤호중), 기획재정위(윤후덕),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이학영), 외교통일위(송영길), 보건복지위(한정애), 국방위(민홍철) 등 6개 상임위원장이 선출됐다.

민주당과 정의당, 열린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표결에 참석했고, 미래통합당은 전원 불참했다. 통합당은 주호영 원내대표만 본회의에 참석해 항의발언을 한 뒤 표결 전 퇴장했다.

박 의장은 또 본회의에 앞서 6곳의 상임위에서 활동할 상임위원을 선임하고 해당 의원들에게 통보했다. 통합당은 상임위원 선임 요청안을 제출하지 않았으나, 박 의장이 통합당 의원들도 강제 배정했다. 상임위원 선임 요청이 없으면 국회의장이 선임할 수 있다는 국회법 48조에 따른 조치다.

이날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6개 상임위는 민주당이 자당 몫이라고 주장해온 상임위다. 모두 추가경정예산안 및 남북관계 관련 상임위다. 코로나19 사태 및 급변하는 남북관계에 대응해야 한다는 사안의 시급성을 명분으로 삼은 결정이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3차 추경과 경제, 한국판 뉴딜, 북한 외교안보 문제 등이 매우 중요하다. 추경으로 경기부양하고 한국판 뉴딜을 추진해야 하는 기재위, 산업위, 복지위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을 올렸다"고 했다. 또 "외교와 국방 관련해서는 외통위와 국방위를 안건으로 올렸고, 법사위원장은 일하는 국회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한 박병석 국회의장은 표결에 앞서 "법으로 정한 개원일이 이미 일주일 지났다.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며 "이 길이 국민과 국익을 위한 길이라면 감당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부 상임위원회부터 구성하게 된 것은 매우 아쉽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시간을 더 준다고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봤다"고 했다.

또 "여야간 협상에 나름 사정이 있겠지만 코로나19 위기와 남북관계 위기에서 정치권의 어떠한 사정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민생을 돌보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박 의장은 이어 법사위 논란과 관련해 "국회의장은 그동안 체계·자구심사권을 활용해서 법사위가 월권적인 행위를 해왔던 것을 제도적으로 개선할 것을 강력히 요청해왔으며, 민주당은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했다.

그러나 13대 국회 이후 관행에 따라 야당 몫으로 배정됐던 법사위원장 자리를 결국 민주당이 차지함으로써 여야 간 극한 대치가 불가피해졌다. 통합당이 여당의 단독 처리에 크게 반발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남은 11개의 상임위원장 선출도 이번주 내에 처리할 의지를 밝혀 정국 경색이 길어질 전망이다.

홍정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본회의 의사진행 발언에서 "민주당은 오늘 선출되지 못한 상임위원장 선거 절차도 신속하게 진행해 국회를 정상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제21대 국회 첫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가 열린 15일 항의 구호를 외치는 미래통합당 의원들 사이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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