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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로동신문>에 담화 안 싣고 美 향해 "핵전쟁 억지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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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로동신문>에 담화 안 싣고 美 향해 "핵전쟁 억지력 강화"

미국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반대하며 적대시 정책 철회 촉구

리선권 북한 외무상이 1차 북미 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발표한 담화를 통해 북미 정상 간 약속인 싱가포르 선언을 지키지 않을 수 있다며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12일 리선권 외무상은 '우리가 미국에 보내는 대답은 명백하다'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우리 최고지도부와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관계가 유지된다고 하여 실지(실제) 조미(북미)관계가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는데 싱가포르에서 악수한 손을 계속 잡고 있을 필요가 있겠는가"라며 "지금까지 현 (미국) 행정부의 행적을 돌이켜보면 정치적 치적 쌓기 이상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우리는 다시는 아무러한 대가도 없이 미국 집권자에게 치적선전감이라는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라며 "실천이 없는 약속보다 더 위선적인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리 외무상은 이러한 입장을 밝힌 이유에 대해 미국이 싱가포르 선언을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자신들은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중지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했으며 한국 전쟁 당시 사망한 미군 유골 송환, 억류됐던 미국 국민 석방 등의 조치를 취했는데 미국은 이에 따른 상응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 리 외무상은 "말로는 우리와의 관계개선을 표방하면서 실지로는 정세 격화에만 광분해온 미국에 의해 현재 조선반도(한반도)는 조미 쌍방이 합의한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보장과는 정반대로 핵전쟁 유령이 항시적으로 배회하는 세계최대의 열점지역"이 됐다며 미국이 여전히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전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미국의 핵 선제공격 명단에 우리 공화국이 올라있고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핵 타격 수단들이 우리를 직접 겨냥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라며 "남조선(남한) 지역 상공으로 때 없이 날아들어 핵 타격 훈련을 벌리고 있는 핵 전략폭격기들과 그 주변해상에서 떼지어 돌아치고 있는 항공모함 타격 집단들은 그 대표적 실체들"이라고 꼬집었다.

리 외무상은 "미국은 남조선군을 공격형의 군대로 전환시키기 위하여 무려 수백억 US$(미국 달러) 규모의 스텔스 전투기와 무인정찰기와 같은 현대적인 첨단장비들을 대대적으로 들이밀고 있으며 남조선 당국은 이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떠섬겨 바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리 외무상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미사일 실험이 중지됐고 미군 유해와 인질들을 데려왔다는 점을 수 차례 강조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미합중국을 대표하는 백악관 주인이 때없이 자랑거리로 뇌까려댄 말들"이라고 비아냥거렸다.

리 외무상은 "제반 사실은 장장 70여 년을 이어오는 미국의 뿌리 깊은 대조선 적대시정책(대북 적대시 정책)이 근원적으로 종식되지 않는 한 미국은 앞으로도 우리 국가, 우리 제도, 우리 인민에 대한 장기적 위협으로 남아있게 될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명백히 실증해 주고 있다"며 핵 억제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 최고지도부는 력사(역사)적인 당중앙 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에서 조성된 대내외정세에 부합하는 국가 핵발전 전략을 토의하고 미국의 장기적인 핵전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더욱 강화할 데 대하여 엄숙히 천명하였다"고 했다.

리 외무상은"우리 공화국의 변함없는 전략적 목표는 미국의 장기적인 군사적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보다 확실한 힘을 키우는 것이다"라며 "이것이 6.12 2돐(돌)을 맞으며 우리가 미국에 보내는 답장"이라고 말했다.

리 외무상이 지난 1월 취임 이후 본인 명의의 첫 담화를 발표하며 싱가포르 선언 파기와 핵 억제력 강화 등의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이는 미국과 관계 단절보다는 싱가포르 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당시 선언을 상기시키는 것과 함께 미국에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담화가 북한 내에서 주민들이 접할 수 있는 <로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미국과 대화를 완전히 단절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강조하며 미국에 대화 여지를 남겨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 당국이 대북 전단 살포를 구실로 남한에 대한 비난을 쏟아낸 이후 이 문제에 대해 신문을 포함, 북한 내 여러 매체를 동원하여 내부적으로 대남 비방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과 비교해보더라도 이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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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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