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인공지능(AI) 분야 전문가인 이경전 경희대 교수를 여의도연구원장으로 영입하려 시도했으나, 이 교수가 지난 총선 때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막말'을 옹호한 전력이 드러나 하루 만에 백지화하는 소동을 빚었다.
김 위원장은 11일 오전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그런 잡음이 있는 사람을 당을 대표하는 연구소에 모셔 온다는 게 합당치 않다"며 "오늘 본인에게 문자로 (영입 철회 의사를) 통보했고, 본인이 답해서 없던 것으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 교수를 영입하려 했던 데 대해 "사실 그 사람을 잘 모른다"며 "여러 가지로 수소문을 해 보니까, 비교적 (AI 분야에서) 월등한 능력을 가졌다고 해서 한 번 만나서 제의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를 사랑하시는 분들은 (여의도연구원장을) 하지 말라 하시고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은 해보라 하셔서 조금 고민했는데 사랑하시는 분들 말을 듣기로 했다"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이 교수를 만나 여연 원장직을 제안했으나, 이 교수가 차명진 전 의원의 과거 막말을 옹호했다는 점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통합당 경기 부천소사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 차 전 의원이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며 이를 "○○○ 사건"이라고 표현해 물의를 빚었던 일에 대해, 이 교수가 자신의 SNS에 해당 기사를 공유하며 차 전 의원을 편드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는 것.
이 교수가 남긴 글은 "용감한 보도다. 아이들이 죽은 것을 추모하고 투쟁한다는 자리에서 ○○○을 한 것은 분노할 일"이라는 내용이었다.
한편 김 위원장과 통합당 비대위는 비대위 산하에 설치하기로 했던 '경제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비례대표 윤희숙 의원을 임명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윤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출신인 경제학자로, 전문 분야는 공공경제정책 쪽으로 알려졌다. KDI에서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을 맡았다.
윤 의원뿐 아니라, 경제혁신위 위원으로 연금 분야 전문가인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김원식 건국대 교수가 포함된 것도 눈길을 끈다. 김종대 전 건보공단 이사장, 안명옥 전 국립중앙의료원장 등 보건행정 분야 전문가도 위원으로 포진했다. 김 위원장이 불을 붙인 '기본소득' 논쟁과 관련해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사들로 평가된다.
경제혁신위는 '함께하는 경제', '역동적인 경제', '지속가능한 경제'라는 3개의 분과위로 구성됐고, 앞에서 언급된 연금분야 및 보건행정 분야 전문가들은 '함께하는 경제' 분과에 들어갔다. 이 분과는 복지·재분배 정책을 다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벤처와 IT 등 신성장동력 관련 분과인 '역동적인 경제' 분과는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가 분과장을 맡고 정보통신정책학회장인 권남훈 건국대 교수,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을 지낸 이영 의원이 위원으로 들어갔다. '지속가능한 경제' 분과는 박형수 전 통계청장(전 조세재정연구원장), 재정학회장을 지낸 염명배 충남대 교수, 윤창현 의원, 이영 전 교육부 차관 등 재정·금융 분야 전문가들이 배치됐다.
통합당은 또 21대 총선 백서를 만들기로 하고, 백서 제작 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정양석 전 의원을 임명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