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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주자들, 기본소득·고용보험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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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주자들, 기본소득·고용보험 갑론을박

박원순 "기본소득 현재는 불가능" vs 이재명 "전국민 고용보험은 구조적 대책 아냐"

모든 시민에게 기본적인 소득을 제공하자는 취지의 기본소득제 도입 여부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을 중심으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 문제가 일시적 이슈에 그치지 않고 다음 대선까지 이어질 최대 화두로 손꼽히고 있어 대선을 준비하는 정치인들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논쟁이다.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서 있는 이낙연 의원은 "기본소득의 취지를 이해하고 찬반 논의를 환영한다"면서도 아직까지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는 않은 상태다. 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기본소득 도입의 필요성을 연일 설파하는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전 의원은 기본소득보다 고용보험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서있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은 복지 정책이 아닌 경제 정책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출연해 "기본소득은 수요공급의 균형이 무너진 이 문제를 보완하는 경제정책으로 계속돼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가능한 범위에서 증세나 복지대책 없이 조금씩 하다가 국민이 '정말 이거 좋네' 이러면 증세해 가면서 조금 더 늘리면 된다"고 했다.

전국민 고용보험제와 같은 사회 안전망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에 대해 이 지사는 "(전국민 고용보험제도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 취업자 고용보험제도다. 그런데 취업을 아예 포기한 사람은 어떻게 하느냐? 대책이 없다"며 "구조적 문제에 대한 대책이 못 된다.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이 경제 시스템에서 어떻게 경제 선순환이 가능하게 만들 거냐"고 지적했다.

이에 박 시장은 이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은 4대 보험이나 고용보험이라는 튼튼한 우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비를 피할 수 있는데, 이런 아무 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은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또 자영업자는 그냥 비를 그야말로 쫄딱 맞을 수밖에 없다"며 "가장 먼저, 가장 깊은 타격을 입는 계층을 두텁게 지원하는 것. 그게 정의고, 공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시장은 기본 소득에 대해 "모든 국민에게 사실 의미 있게 돈을 지급한다고 하는 것은 지금 현재 재정상황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불평등 사회가 굉장히 심화될 것이고, 이것은 또 다른 재앙이다. 그것을 우리가 사전에 방지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부겸 전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장 닥친 코로나 위기에서 기본소득 지급은 대증요법이 될 수 있지만, 기본소득을 '코로나 이후'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전 국민 고용보험'을 비롯한 사회안전망 강화가 우선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본소득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쟁이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인 노동자들에게 결과적 소외로 흘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 사이의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신동근 의원은 최근 민주당 176명 전원이 속해 있는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한국적 현실에서 기본소득 도입에 대하여'라는 글을 올려 이 지사가 주장하고 있는 기본소득에 대해 "불평등을 완화하기보다 강화할 수 있다"고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신 의원은 우리나라 복지 재정이 늘었음에도 불평등 완화에 기여하지 못한 이유를 "공적 연금(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이 많이 낼수록 많이 받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이런 상황에서 모두에게 똑같은 비용이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불평등 해소에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의원은 "기본소득으로 이를 복지와 불평등 해소 차원에서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주장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이는 정확히 빌 게이츠 등과 서구 우파들이 기본소득에 찬성하는 이유와 정확히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지사는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진보좌파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불평등 완화(해소) 대신에 경제 활성화(살리기), 경제 성장이라는 우파적 기획에 함몰됐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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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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