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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이냐 복지국가냐…이재명‧박원순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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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이냐 복지국가냐…이재명‧박원순 '설전'

"증세 없이도 기본소득 가능" vs "전국민 고용보험이 정의"

기본소득 도입의 실효성을 둘러싼 정치권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기본소득 문제를 정치권의 검토 과제로 공론화하자 여권에서도 대선주자급 지방자치단체장들을 중심으로 논쟁이 불붙었다.

기본소득 도입을 앞장서 주장해 온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불을 댕겼다. 이 지사는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일시적 기본소득(재난지원금)의 놀라운 경제회복효과가 증명되었음에도 정부와 민주당이 머뭇거리는 사이,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기본소득을 치고 나왔고, 어느새 기본소득은 미래통합당의 어젠다로 변해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기본소득을 향한) 포퓰리즘 공격 때문에 (여권이) 망설이는 사이, 표퓰리즘 공격을 능사로 하며 포퓰리즘 공격에 내성을 가진 미래통합당이 대세인 기본소득을 그들의 주요 어젠다로 만들어가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지사는 "소비절벽으로 수요공급 균형이 무너져 경기불황이 구조화되는 포스트 코로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재정을 소비역량 확충에 집중함으로써 수요공급의 균형을 회복시켜 경제선순환을 만드는 기본소득은 피할 수 없는 경제정책이며, 다음 대선의 핵심의제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에 앞선 글을 통해서도 "증세나 재정건전성 훼손 없이 기본소득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공개토론을 요청했다.

그는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이유로 "복지정책이라는 착각에서 생기는 재원 부족, 세부담증가(증세), 기존복지 폐지, 노동의욕 저하, 국민반발 등"이라고 짚으며 단계적 기본소득 확대론을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이 지사는 "첫해에 연 20만 원으로 시작해 매년 조금씩 증액해 수년 내에 연 50만 원까지 만들면 연간 재정부담은 10~25조 원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는 일반회계예산 조정으로 가능한 범위라서 증세나 국채 발행에 따른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중기 목표로 "소액 기본소득으로 경제효과가 증명되면 국민이 동의할 것이니, 수년간 순차적으로 연간 50조 원이 넘는 조세감면 축소로 25조 원을 마련해 인당 100만 원까지 증액한다"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이 과정을 거친 뒤 장기 목표로 "수년간의 경험 축적으로 (기본소득의) 경제활성화 효과가 증명되면 탄소세(환경오염으로 얻는 이익에 과세), 데이터세(국민이 생산하는 데이터로 만든 이익에 과세), 국토보유세(부동산 불로소득에 과세) 로봇세(일자리를 잠식하는 인공지능로봇에 과세), 일반 직간접세 증세 등 기본소득목적세(율)를 만들어 전액 기본소득 재원으로 쓴다면 국민이 반대할 리 없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기존 복지 체계를 축소하거나 국채 발행을 하지 않아도 기본소득 도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면 이 시장의 기본소득 도입 주장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국민 기본소득보다 '전국민 고용보험'이 더 중요하다며 제동을 걸었다.

박 시장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재난과 위기는 가난한 이들, 취약한 계층에 가장 먼저, 가장 깊이 오기 마련이다. 더 큰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에게 더 큰 지원과 도움을 주어야 마땅하다"며 "그것이 정의와 평등에 맞는 조치"라고 했다.

모든 국민들에게 기본소득을 나눠주는 것보다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재정 역량을 더 투입하는 것이 정의롭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특히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자영업자,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특수고용 종사자, 임시-일용직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심각한 소득감소를 겪고 있다"며 "그러나 이들은 4대 보험과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4대 보험과 고용보험이 적용되는) 대기업 노동자나 정규직 노동자들은 끄떡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24조 원의 예산이 있다고 가정해보자"며 "전국민 기본소득은 24조 원으로 실직자와 대기업 정규직에게도 똑같이 월 5만 원씩 지급해 1년 기준 60만 원을 지급할 수 있다. 전국민 고용보험은 실직자에게 월 100만 원씩 1년 기준 1200만 원을 지급할 수 있다"고 비교했다.

박 시장은 "무엇이 정의로운 일이냐"며 "끼니가 걱정되는 실직자도 매월 5만 원, 월 1000만 원 가까운 월급을 따박따박 받는 대기업 정규직도 매월 5만 원을 지급받는 것인가, 아니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실직자에게 매월 100만 원을 지급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박 시장은 거듭 "우리나라는 미국에 이어 가장 불평등한 나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이번 코로나19 이후 훨씬 더 불평등한 국가로 전락할까 두렵다"며 "전국민 기본소득보다 훨씬 더 정의로운 전국민 고용보험제가 전면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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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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