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리쇼어링' 통해 다가올 경기침체 극복하자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리쇼어링' 통해 다가올 경기침체 극복하자

[박병일의 Flash Talk] 포스트 코로나 시대, 불확실한 미래 경제 해법은?

요즘 외국인 직접투자와 개발도상국 경제성장 간 상관관계에 대한 궁금증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에 대한 학계의 일반적인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실증연구는 외국인 직접투자가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고, 또 어떤 연구는 외국인 직접투자야말로 경제성장의 도화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반면, 제3의 연구들은 외국인투자가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특정 조건이 충족되어야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까닭에 직접 실증을 진행하지 않고서는 그 누구의 주장도 신뢰하기 어렵다.

그런데 최근 또 하나 믿을 수 없는, 아니 믿고 싶지 않은 주장을 들었다. 장하준 케임브리지대학교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닥칠 경제위기가 금융위기보다 심각한 대공황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필자 역시 코로나 이후에도 경기침체(recession)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1930년대와 같은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경기침체 내지 불경기와 대공황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코로나 사태 이후 다가올 미래에 대한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

경기침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극복할 것이냐 하는 문제의 해답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일자리 확보에 달려있다. 최근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실업률이 앞으로 25%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 유로존의 올해 국내총생산은 7.7% 감소하고, EU 전체적으로는 7.4%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많은 전문가들 또한 유럽 실업률이 올해 9.6%로 수직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잿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만약 우리가 바라지 않는, 이 같은 예측이 현실이 된다면, 실업률 증가는 곧 구매력 하락을 야기하고, 구매력 하락은 다시 기업의 가동률 하락을 촉진할 것이며, 기업의 생산 하락은 다시 순익 감소와 투자 여력 저하로 연결돼 실업률 확대를 연쇄적으로 증폭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다. 실로 악몽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이 현실이 되기 전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선제적으로 행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리쇼어링'(해외에 투자한 자국 기업의 국내 복귀 유도)을 하나의 정책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자국 기업의 국내 복귀만으로도 고용 증진을 통한 내수를 크게 활성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애플' 한 곳이 2019년 상반기까지 리쇼어링으로 미국에 만든 일자리는 2만 2200개다. 또 미국은 2019년 리쇼어링과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를 수단으로 17만 1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의 리쇼어링 정책은 트럼프 행정부의 전임인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시작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국 고용대책의 일환으로 2010년부터 '리메이킹 아메리카(remaking America)'라는 슬로건 아래 해외에 진출한 기업을 자국으로 복귀하도록 유도했고,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리쇼어링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 정부에서도 최근 국내 제조업 기반 강화 및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지만, 기업은 대체로 '수천억 원을 들여 해외에 공장을 지었는데 해외 시장을 일부를 포기하면서까지 한국으로 돌아올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기업들이 돌아올 이유가 없다고 한다면, 돌아올 이유를 만들어줘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가 제시할 수 있는 당근으로는 첫째, 유턴(복귀) 기업에 한해 법인세율을 인하해 주는 세재 혜택, 둘째, 설비 투자에 대한 세재 혜택, 셋째, 국내 이전 비용에 대한 재정 지원, 넷째, 자금 유치 및 상장과 관련된 규제 완화, 다섯째, 국내에서 창출되는 고용에 대한 고용보조금, 여섯째, 비수도권 입주 유턴 기업에게 국공유재산의 매각 및 임대료 감면의 특혜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해외로 생산 설비를 이전한 이유 중 하나가 값싼 노동력에 있는 만큼, 사회적 합의와 노사 대타협을 통한 파트타임 정규직 제도와 같은 노동유연성 확보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더불어 유턴 기업이 해외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최상의 생산 효율을 달성할 수 있도록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 구축을 위한 지원 체계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 사태로 글로벌 공급망(GVC) 체계가 흔들릴 위기에 직면했다. 대공황이 언급될 정도로 불확실한 미래 경제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리쇼어링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 과제가 되었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에 대한 정당한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업의 목소리를 일정 부분 귀담아듣는 전향적인 자세가 요망된다. 앞으로 조만간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내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쟁을 벌여야 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박병일

한국외대 경영학과에서 국제경영을 가르치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경제연구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