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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사태 뒤 전두환 만난 美대사 "정권 야욕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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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사태 뒤 전두환 만난 美대사 "정권 야욕 있는 사람"

5.18은 우발적 사건 아닌 신군부 쿠데타를 위한 사건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한 미국 국무부의 비밀문서가 공개됐다. 5.18 당시 발포 책임자를 규명할 수 있는 직접적 증거는 나오지 않았지만, 당시 주한 미국 대사가 전두환을 비롯한 신군부 세력의 동향을 파악해 본국에 타전한 기록이 새롭게 공개됐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미 국무부가 생산한 43건, 143쪽 분량의 5.18 관련 문서로, 여기엔 1979년 12.12 사태 이후 1980년 5.17 비상계엄 전까지 미국 정부 차원에서 정리한 상황이 기록돼있다. 자세한 내용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홈페이지에 15일 게재됐다.

이번 문서에 5.18의 진상 규명과 관련된 결정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미국이 많은 부분 관련 자료 제공 요청에 협조했으나 결정적인 부문인 군사 관련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지속적인 요청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문서에서 새롭게 확인된 내용이 있다. 우선 미국측이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을 어떻게 평가했는지가 공식적으로 기록돼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12.12사태 당시 윌리엄 글라이스틴 주한 미국 대사는 전두환 사령관에 대해 "정권 야욕이 있는 사람 같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12.12사태 당시 전두환을 비롯한 신군부 쿠데타 세력을 만나지 않으려고 했다. 미국 대사가 만나는 것 자체가 이들을 용인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을 파악해야 했던 글라이스틴 대사는 결국 전두환을 만나게 되고 14일 밤에 위와 같은 내용의 전문을 미국으로 송부했다.

글라이스틴 대사가 전두환을 만났고 그를 '경계할 인물'이라고 평가한 것 등은 지난 1999년 회고록 <알려지지 않은 역사>에 나와 있는 내용이지만, 공식 문서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미 대사가 1980년 5월 16일 휴교령과 계엄 확대의 낌새를 눈치채고 최강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나 나눈 대화도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 미 대사는 당시 이 만남에서 한국 정부가 현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해야 하는데 너무 강경하게 나가고 있다며 정치 발전을 이룰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라고 조언했다.

그러자 최 비서실장은 현재 정부는 시민 사회와 대학생, 재야의 요구를 받아 개헌 프로그램을 시작하려고 노력했으나 군부에 완전히 포획돼 있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이에 대해 한국 정부가 군부를 굉장히 두려워하고 있으며 이미 정권의 축이 신군부로 넘어갔다고 평가했다. 이를 통해 5.18이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신군부의 쿠데타 및 정권 창출을 위한 사건이었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이외에도 5월 17일 실제 계엄이 일어나자 미 대사는 육군참모총장, 이희성 계엄사령관 등을 만나 상황 파악에 나섰다. 이후 본인의 판단을 적어 미 본토에 전문을 보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이 모두 공개됐다.

이번에 전해진 내용이 일부분이고 발포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는 없지만, 미국 정부가 5.18 관련 기밀문서를 보낸 것을 두고 향후 5.18에 대한 진상 규명의 작업을 이루는데에 미국이 전향적 태도로 협조할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5.18 규명을 위한 미국 노력의 첫 단계로서 의미도 있다면서 정부가 미국의 우호적인 제스처를 이용해 적극 자료를 수집하고 요청해야 한다는 주문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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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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