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에서 '부산 실종 20대 여성'이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전주 여성을 살해하고 유기한 피의자가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오후 3시께 완주군 상관면의 한 과수원에서 하의가 벗겨진 채로 유기된 시신이 부산에서 전주로 와 실종됐던 A모(29·여) 씨로 확인된 것과 관련, 경찰은 지난 달 전주 여성을 살해하고 시골 하천변 갈대밭에 유기한 B모(31) 씨의 추가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A 씨가 숨진 채 발견된 것은 A 씨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한 지 13일 만이고, 전주에서 최종적으로 휴대폰이 켜졌던 시점인 지난 달 18일 자정에서 19일 새벽이었던점을 감안하면 24일에서 25일 만이다.
또 A 씨가 지난 15일 부산을 벗어난 것으로 알려진 만큼 27일 만에 완주의 과수원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에 A 씨는 지난 달 18일 자정에서 19일 새벽 사이 B 씨에 의해 살해되고 유기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이다.
이같은 정황은 A 씨가 지난 달 18일 자정에서 19일 새벽께 '전주-남원'간 도로상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관련 영상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이 영상에는 A 씨가 혼다 외제승용차에서 한 남성과 다툼을 하는 장면이 담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혼다 승용차는 B 씨의 장모 소유 차량으로 전주 여성 살해유기 사건 당시 B 씨가 범행에 이용했던 차량과 동일하다.
특히 이 차량에서는 당시 머리카락 등 일부 증거물이 나왔지만, 살해된 전주 여성의 유전자와는 일치하지 않아 경찰이 보관해 왔고, 실종 신고에 따른 부산진경찰서의 수사공조 협조 이후 A 씨의 유전자와 일치한 것으로 확인돼 B 씨의 추가 범행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B 씨가 전주여성을 지난 달 14~15일 살해한 다음 4~5일 지난 후 추가로 A 씨를 살해했을 공산이 클 것으로 보고 연쇄 살해사건의 동일인으로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
우선 경찰은 B 씨의 추가범행을 입증하는데는 각종 증거나 정황을 비롯, 직전에 저지른 전주 여성의 살해유기 사건 범행수법과 유사한 점에 비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B 씨는 전주여성 살해유기 당시 경찰에 검거된 후 9일 동안 자신의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면서 이른바 '묵비권'을 행사해 경찰이 수사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당시 경찰은 프로파일러 등을 투입해 B 씨의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도 했다.
더욱이 B 씨는 유치장에서 편지를 쓰겠다며 건네받은 볼펜으로 자해소동을 벌이기도 하는 등 자신의 범행을 온 몸으로 부인하는 모습까지 보이기도 했던 점 등에 비춰볼 때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도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B 씨는 지난 달 전주 3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임실군 관촌면 방수리 포동교 밑 하천에서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 수감돼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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