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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심재철의 총선 패배 원인 분석 "매표용 현금살포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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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심재철의 총선 패배 원인 분석 "매표용 현금살포 때문"

"황교안 리더십도 문제"…'변화·혁신 부족' 진단과 인식 차이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이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4.15 총선 패배 원인을 정부·여당의 "매표용 현금 살포"로 지목했다. 당 안팎의 패인 분석과 동떨어진 시각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심 원내대표는 7일 오전, 차기 원내지도부 선거를 하루 앞두고 연 간담회에서 "총선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며 "'국민이 바라는 변화·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국민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예전 이미지를 탈각하지 못했다'는 것 때문에 저희는 실패했고 야당을 바라본 국민께 실망을 안겨드렸다"면서도 "하지만 전체 득표율은 49 대 41로 여전히 (통합당을) 성원해 준 국민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그러나 단순다수 소선거구제에서는 한 표라도 지면 지기 때문에 치명적 결과가 나왔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매표용 현금 살포였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 이틀 전에 아동수당을 40만 원씩 뿌렸고, 재난지원금을 4월 말부터 신청하라며 선거 공간에 들어가 '전 국민에게 100만 원을 준다'고 매표용 헬리콥터 현금 살포를 했다. 이 부분이 표심을 크게 흔들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심 원내대표는 "둘째로 저희 당 공천이 실패했다"며 "말로는 개혁공천이라고 했지만 이기는 공천을 해야 하는데 무조건 바꾸는 게 능사인 것처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퓨처메이커'라는 소동도 봤지 않나"라며 "현장 생존이 불가능한 젊은이들을 퓨처메이커라고 이름을 붙여 안 되는 지역에 투입하는 공천 실패가 드러났다"고 '김형오 공관위'에 대한 비판을 했다.

그는 "세 번째로 김대호·차명진 전 후보의 막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고, 또 하나 한다면 황교안 당 대표의 리더십이다. 당을 대표하는 얼굴이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다는 사후 여론조사가 있다"고 황 전 대표를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황 전 대표의 리더십이 어떤 부분에서 문제였는지에 대해 "선거의 핵심은 공천이지 않느냐. 물론 공관위원들도 책임이 있지만, 당을 이끈 당 대표의 책임"이라며 "중간에 이런저런 얘기들이 나왔고, 공천이 잘못되지 않게 바로잡는 게 당 대표가 해줬어야 할 역할인데 그런 것이 안 되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총선 패인을 '정부·여당의 현금 살포', '공천 실패와 당 대표 리더십'으로 꼽은 것은 당장 차기 원내지도부 선거에 나선 이들을 포함해 당 안팎에서 나온 진단들과 차이가 있다. 청년 정치인을 육성하겠다고 '김형오 공관위'가 들고 나왔던 퓨처메이커 공천을 '소동', '실패'로 규정한 지점도 그렇다.

8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경선 후보 권영세 당선자는 전날 출마선언문에서 총선 패인과 관련해 "국민의 고통에 둔감했다.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았다. 위로를 바라는 국민들을 가르치려 들었고, 청년들의 눈물에 훈계만 늘어놓았다"고 진단하면서 "국민의 생각과 맞지 않는 우리만의 고집들, 이제 모두 폐기해야만 한다"고 했다.

다른 후보인 주호영 의원도 지난 2일 출마선언문에서 "당의 선거 연패는 민심의 거대한 흐름을 무시했기 때문"이라며 "갈라파고스적 소신으로 선거를 치러낸 업보였다"고 진단했다.

한편 심 원내대표는 총선 이후 당 지도체제 문제에 대해서도 당 소속 의원·당선자들에게 서운함을 드러냈다. 그는 '김종인 비대위' 출범이 불발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선당후사"를 강조하며 "의총할 때 3~40명밖에 안 모이고, 어떤 것도 결정할 수 없이 시간은 흘러가고, 그래서 142명 전부 전화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전화 조사 결과) '김종인 비대위'로 가는 게 낫겠다고 확정이 됐지만 상임전국위가 (성원이) 안 됐다. 상전위를 열지 못하도록 일부의 압력이 있었고 때문에 상전위가 무산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있었다"고 당내 일부를 지목하면서 "내일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이 문제가 분명 논점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도 (김종인 비대위에) 공감했다. 인적 쇄신, 변화를 내부에서 하기가 쉽지 않다. 내부에서 하다 보면 이런저런 인적 관계에 얽혀 제대로 추진을 못 하는 경우가 있어 외부에서 사람을 데려오는 게 낫고, 외부 사람에게 '수술 잘해달라'고 당부해야지 우리가 수술대에 누워서 내가 내 수술을 자가로 하겠다는 것은 방법적으로 맞지 않다"고 하면서 "그래서 비대위를 하려고 했지만 잘 안 됐고 이런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비대위 추진 과정에서 의견 수렴에 절차적 문제가 있지 않았느냐는 지적에는 "절차적 정당성이 없었다는 것은 저도 듣고 있으나, 거기에는 '21대 당선자 의견을 묻지 않았다'는 게 바닥에 깔려 있다"며 "선거 직후에 20대 의원과 21대 당선자 모두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20대는 안 모이고, 21대를 모으기엔 나머지 여러 절차가…(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섞어서 전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1대(당선자들)의 의견이 중요하지만 20대도 무시할 수 없다"며 "절차가 부족했다고 하는데, 지적은 할 수 있지만 현실상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심 원내대표는 추후 계획에 대해 "연구소 하나 만들어서 이런저런 공부도 좀 하면서 지낼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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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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