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감염병 대응을 위해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국립중앙의료원을 서울 중구 방산동 미군 공병단 부지로 이전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박 시장은 28일 서울시청에서 가진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이번 대구·경북 집단 감염 사태에서 (공공의료 자원 부족이) 드러났듯, 우리의 공공의료체계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서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의료자원과 역량을 효과적으로 활용 가능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제안 취지를 밝혔다.
박 시장은 "아직 우리에게는 방역 시스템의 작동과 함께 치료 지침을 마련해 줄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이 없다"며 "부설 국립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과 제대로 된 국립외상센터를 함께 건립할 것을 복지부와 국방부에 제안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감염병 전문병원 필요성을 우리 사회가 깊이 통감했"으나 "2017년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법적 근거를 마련했음에도 그간 아무런 진척 없이 이번 코로나 사태를 맞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부연했다.
박 시장은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이 "지난 17년간 표류한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문제에 종지부를 찍는 해법이자, 인구 절반인 2500만 명 수도권 시민의 건강을 지키고 국가 감염병 대응기능을 강화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아울러 "1958년 개원해 심각하게 노후화한 국립중앙의료원은 서울 중구 방산동 일대 미군 공병단 부지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만일 정부가 서울시 제안대로 국립중앙의료원을 이전하기로 결정한다면, 서울시는 현재 국립중앙의료원 부지 매각이나 공병단 부지 사용과 관련해 최대한의 협조를 할 준비가 됐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감염병 전문병원 신설과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은 동시에 추진해야 할 사안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이 결정되더라도 실제 개원하기까지는 최소 3~4년이 소요"되므로 "새 부지에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 이전이라도 국립중앙의료원이 실질적인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으로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박 시장 주장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은 지난 2003년부터 추진됐다. 2014년 보건복지부는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 내 부지로 의료원 이전을 추진했으나, 서초구민 반대가 커 그간 이전 사업이 진척되지 않았다.
박 시장은 새로운 이전지를 제안하는 동시에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안을 함께 제시한 셈이다.
국립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한국의 공공의료 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한 대안의 하나다.
한편 미군 공병단 부지는 당초 서울대사범대부속초등학교를 위한 서울대 소유였다. 한국전쟁 기간 미군 극동공병단(FED)이 사용했으며, 미군기지 평택 이전이 결정된 2008년 해당 부지도 한국 정부 반환 계획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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