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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김종인에 "부패 인사"…감탄고토 식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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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김종인에 "부패 인사"…감탄고토 식 비난?

'김종인 비대위' 찬성하다 "일시 착각" ...당내 일각 전국위 연기론도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 참패 수습 방안으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있지만, 당내 반대 여론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특히 당 대표, 대선후보를 지낸 홍준표 전 대표가 주말새 집중적으로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면서 반대 분위기를 잡아 나가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주말인 25~26일 이틀 간에만 무려 5건의 '김종인 비대위 반대' 글을 SNS에 올렸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이 과거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당시 검사로서 김 내정자를 취조했던 일화까지 거론하면서 그를 "부패 인사"로 규정했다.

홍 전 대표는 26일 오전 "김종인 전 경제수석을 소환해서 밤샘 수사를 했어도 자백하지 않는 그에게" 자신이 "가인 김병로 선생 손자가 이런 짓을 하고도 거짓말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느냐? 더이상 뻗대면 뇌물 액수가 더 크게 늘어날 것인데 지금까지 추적한 것으로 끝내는 것이 어떠냐?"라고 했다면서 "그런 사람이 정치판에서 개혁 운운하며 노욕을 채우는 것은 더 이상 용납할 수가 없다. 부끄러움을 안다면 이제 우리 당 언저리에 더 이상 기웃거리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뇌물 전과자로 개혁 대상자인 분이 지금까지 개혁 팔이로 한국 정치판에서 이당 저당 오가면서 전무후무할 비례대표 5선을 했으면 그만 만족하고 그만둘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같은날 새벽에는 "정체불명의 부패 인사가 더 이상 당을 농단하는 것은 단연코 반대"라고 했고, 전날에는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의 부정과 비리에 얼룩진 사람에게 무기한 무제한 권한을 주는 비대위원장은 나는 반대"라며 "뇌물 전과자이고 노태우 수천억 비자금 사건 때 무슨 역할을 했는지도 규명돼야 한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단순한 정치 기술자에 불과한 사람에 기대지 말고 힘 모아 자생력 있는 정당으로 가자"며 "'차떼기' 정당 경력을 가진 우리 당 대표를 뇌물 경력 있는 사람으로 채운다? 그게 이치에 맞는 일이라고 보는가?"라는 '셀프 디스'까지 했다.

당초 '김종인 비대위' 찬성 입장이던 홍 전 대표가 강경 반대론자로 돌아선 배경과 관련, 김 내정자가 토요일 조간신문 인터뷰에서 차기 대선후보 선출 관련 언급을 한 것이 지적되기도 한다.

김 내정자는 25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인터뷰에서 "난 '무기한', '전권' 같은 얘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이 당이 대선을 치를 만한 여건이 됐다고 생각되면 미련 없이 떠날 것"이라고 자신에 대한 당내 반발을 의식하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차기 대선후보 선출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지난 대선에 출마한 사람들 시효는 끝났다고 본다"고 했다. 2017년 대선에는 문재인 대통령 외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출마했었다.

김 내정자는 "70년대에 출생한 사람 중 비전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 국가적 지도자로 부상했으면 한다"며 홍준표·유승민 전 대표 등에 대해서는 "미안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검증이 다 끝났는데 뭘 또 나오느냐"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당 쇄신의 출발점에 대해서는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잘못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 공식적 입장을 표명해야 당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고 했고, 비대위 구성 방향에 대해서는 "원외의 젊은 정치인과 소신 있는 초재선 위주로 꾸릴 것"이라고 했다.

홍 전 대표가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을 거론하며 5건의 글을 잇달아 SNS에 쓴 것은 이 인터뷰가 지면을 탄 직후부터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이 앞서 찬성론을 편 데 대해 "대안이 없다는 생각으로 일시 착각을 일으켰다", "처음에는 김종인 씨만큼 카리스마 있고 혼란한 당을 수습할 경험이 있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돼 그가 (비대위원장이) 돼도 무방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반성까지 하면서 "그 후 그 분이 보인 태도는 당원 무시, 당 소속 국회의원 무시, 당헌당규 무시로 일관"됐고, 특히나 "마치 황제라도 된 듯이 대선후보도 자신이 지명한다는 태도를 보일 때 '이런 오만방자한 사람이 당에 들어오면 당이 망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홍 전 대표가 SNS를 통해 주장한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관련 일화에 대해서는 당시 수사 관계자가 언론 인터뷰에서 "김 내정자는 애초 수사 대상도 아니었고,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은) 계좌추적으로 다 끝난 상황이었다. 수사 기록에는 홍준표의 '홍' 자도 없다"라고 하는 등 반박하는 취지의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통합당 내에서 김 내정자에 대한 반대 입장을 펴고 있는 것이 홍 전 대표뿐만이 아니라는 점은 김 내정자에게도 부담이다. 김 내정자는 <조선> 인터뷰에서 "나에 대해 당내 일부에서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런 것에 흔들릴 것 같았다면 오지도 않았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높은 대중적 인지도와 별개로 당내 세력이 없어 '고독한 늑대'형 정치인인 홍 전 대표뿐 아니라 유승민계, 옛 친박(親박근혜) 그룹과 친이(親MB)계에서도 반대론이 줄을 잇고 있다. 사실상 친황(親황교안)계 일부를 빼놓고는 당내 전 계파가 부정적이거나 최소한 유보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관련 기사 : 심재철 "김종인, 비대위원장 수락"…친황계 제외 모든 계파 부정적, 분란 예상)

주말 전후로 통합당 내 일각에서는 '김종인 비대위' 출범이 추인될 당 전국위원회를 예정된 시일인 오는 28일보다 더 늦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21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총의를 모으는 당선자 총회도 열지 않고 전국위부터 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다.

친박계 김태흠 의원(3선)은 25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당선인 대회를 거치지 않고 전국위를 소집할 경우 갈등만 분출되고 비대위 안건이 통과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의원들 가운데 전국위를 보류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비박계 김재경 의원(4선, 21대 불출마) 역시 "(비대위는) 빨리 마무리하고, 전당대회를 열어 선출된 지도부가 대선과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같은 당내 논란에 대해 심재철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26일 오후 기자 간담회를 열어 진화를 시도했다. 심 권한대행은 "비대위원장 권한·임기에 대해서 일부 매체가 '전권', '무기한'이라고 보도했으나 이는 오보"라며 "권한은 전권이 아니라 당 대표로서의 권한이고, (시기는) 김 내정자가 저한테 밝힌 견해는 아무리 늦어도 2022년 대선 1년 전까지인 내년 3월까지 대선 준비를 마쳐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당내 반발을 누그러뜨리려는 태도를 취했다.

심 대행은 당내 일각에서 나오는 '전국위 연기'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공지가 됐다. 연기는 불가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김종인 비대위) 반대 목소리가 일부 있지만 소수"라며 "의원·당선자 다수가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지금 말없는 다수보다 말하는 소수의 목소리만 들리지만, 분명히 말없는 다수가 훨씬 많다"고 했다. 그는 "우리 당의 마지막 희망과 목표는 내후년 3월 대선 승리다. 그래서 김 내정자를 비대위원장으로 모시는 게 좋다고 의원·당선자 다수가 결정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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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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