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이른바 'n번방' 사건에 대해 "직접적 가해자는 물론 영상 유포자, 돈을 주고 참여한 사람에 대해서도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도 방 참여자 중 일부에 대해서는 "호기심 등으로 방에 들어왔"고 이후 별다른 활동이 없었다면 처벌이 불필요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황 대표는 1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n번방 참여자 26만 명의 신상공개·처벌 가능 여부에 대해 법조계 내에서 이견이 있다'는 질문을 받고 "개개인 가입자 중에 범죄를 용인하고 남아 있거나 (범죄행위에) 참여한 사람은 처벌 대상이 돼야 하지만, 호기심 등으로 방에 들어왔는데 막상 들어와보니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활동을 그만둔 사람에 대해서는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어 "n번방에 대해 대표(조주빈 등)를 처벌, 구속했지만, 관련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개별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오래 들락날락했거나 구체적으로 (행위가) 확인되는 사람에 대해서는 처벌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토론회 후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추가로 입장문을 배포해 "n번방 사건 가해자 및 참여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철저한 수사와 단호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확고한 입장"이라며 "제가 '개별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부분은 법리적 차원에서 처벌의 양형은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일반론적인 얘기를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황 대표는 입장문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n번방 사건 26만 가해자 및 관련자 전원은 이런 일반적 잣대에도 해당될 수 없다. 용서받을 수도 없고 용서해서도 안 되는 극악무도한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며 "이들 전원이 누구인지, 무슨 짓을 하였는지 국민들 앞에 밝혀져야 한다. 이와 관련한 국회에서의 특별법 제정에 통합당이 앞장서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황 대표가 SNS에 "신천지와 교회는 다르다. 교회 내 감염이 발생한 사실도 거의 없다고 한다"고 썼다가 이 부분을 한 차례 삭제한 후 다시 되살린 데 대한 질문도 나왔다.
황 대표는 "제 말씀의 취지는 일부 교회의 문제를 전체 교회의 문제로 확장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에 1000만 명이 넘는 교인, 기독교인이 있다. 이 분들이 다 책임이 있는 것처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말씀이고, 다른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에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현장 예배를 강행한 일부 교회를 문제삼는 것이지 전체 교회를 문제삼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재질문이 나오자 그는 "제가 알기로는 지금 교회들이 거의 모여서 예배를 안 드리고 있다. 큰 교회는 안 드리고 있고 일부 교회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주일예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예배는 안 하고 있다"며 "그런 교회의 모습은 국민과 함께하는 모습인데 폄훼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재반박했다.
그는 "교회뿐 아니라 사찰 등 다른 종교단체도 모여서 하는 집회는 안 하는 것으로 안다"며 "종교계에서도 국민 건강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혹시라도 오해, 폄훼가 생겨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다.
총선 및 정치 현안과 관련해서는, 새로운보수당 대표를 지낸 유승민 의원과의 소통 문제가 지적됐다. 황 대표는 '회동이 왜 불발됐느냐'는 질문에 "저도 궁금하다"며 "제 기억에 초기에 2번 통화가 있었고 이런저런 논의가 있었다. 그 뒤에 조금씩 견해 다른 부분이 나타나 지연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통합이 잘 이뤄지지 않았나"고 했다.
그는 이어 "통힙 직후 유 의원에게 몇 번 전화를 했고, 엊그제도 전화를 했는데 지금 (유 의원이) 현장을 다니고 하느라 연락이 잘 안 되고 있다. 그런 것 뿐이고, 갈등관계가 있다든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 의원에 대해 "자유 우파의 소중한 자원이므로 대한민국을 살리고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과정에서 연락 차질, 이런 부분은 어렵잖게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공동총괄선대위원이 영입 전 서울 강남 등 일부 공천 문제를 제기한 것과 관련해서는 "3주쯤 전인데, 초기에 논의가 잘 안 된 부분이 있어서 냉각기를 가졌고 그 사이에 몇 개 정리된 게 있다. (김 위원장이) 강남갑 공천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갖고 있었고, 저도 이 부분에 대해 제 입장을 말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하면서도 "시간이 지나 정리됐고, 김 위원장도 대의에 공감해 당에 아무 조건 없이 들어왔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공천 전반적 문제제기를 한 건 아니다. '내가 당에 들어가려면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본인이 보기엔 강남 등 부분은 문제가 있다. 보정했으면 한다'고 말한 것"이라며 "그런데 이미 공천이 돼 있었고, 당 안에 여러 의견이 있었다. (공천이) 잘 됐다는 의견이 많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무슨 큰 공천권을 달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한 것은 없었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 지원 방안에 대해 그는 '예산을 조정해 100조 원을 확보하자는 통합당의 주장에 대해 정부·여당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한다'는 질문을 받고 "우리 당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 정부 들어 예산이 급속히 늘었는데 아주 필요·갈급한 부분이 아닌 게 많다. 만약 그것(예산 조정)을 민주당이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저희에게 맡겨 달라. 며칠 내에 마련해서 내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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