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공관위는 모두의 예측을 깨고 부산진구갑과 남구을에 애초 출마 의사가 없었던 서병수 전 부산시장과 중·영도구를 고집했던 이언주 의원을 우선 공천했다. 서병수 전 시장의 경우 부산에서 오랫동안 정치활동을 했기 때문에 험지 차출은 예정된 결과였으나 이언주 의원이 연고가 없는 남구을에 배치된 것을 두고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행히 인구수 문제로 선거구가 재개편되면서 현역인 박재호 의원도 새 출발을 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져 서로 쉽지 않은 선거를 치룰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이언주 의원은 먼저 출마를 선언했던 일부 후보자들이 지지를 선언하면서 보수가 결집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듯 했으나 김현성 전 당협위원장의 반발을 봉합하지 못했고 지역 원로들이 연고가 없는 후보자에 반감을 나타내고 있어 4년동안 착실하게 지역 밑바닥을 닦아 온 박재호 의원과 대결 시작점에서부터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프레시안>과 만난 이언주 의원도 지역 연고가 없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민주당의 부산 친문 근거지를 탈환해야 한다는 대의에 협조해야 한다"며 "엄마의 마음으로 3선 국회의원으로서 지역 현안을 잘 챙겨서 멋진 남구를 만들어내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아래는 미래통합당 이언주 부산 남구을 후보와의 인터뷰 내용.
프레시안 : 우여곡절 끝에 부산에서 출마를 하게 됐다. 준비는 잘 되고 있는가?
이언주 : 저는 정치를 시작할 때도 먹고 사는 문제와 경제를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IMF때 아버지 회사가 부도가 나면서 극심한 가난과 고통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병으로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이런 것들을 느끼면서 정치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무책임한 정치로 인해 국민들의 삶이 고통받는 것에 대해 굉장히 혹독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 국정활동을 하면서 그동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지해주셔서 여기까지 왔고 재선에 성공하면서 전국적인 인지도와 지지자들을 확보하게 된 것도 국민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사실 어떤 특정 분야에 한정해서 의정활동을 해왔다기보다는 국정 전반에 대한 견제와 대안을 제시해왔었다. 남구을은 제가 학교를 나온 지역도 아니고 어린 시절 잠시 살았던 연고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 보다는 먼저 민주당을 꺾어야 한다는 당의 명이 내려진 것을 받아들인 것이다.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민주당의 부산 친문 근거지를 탈환해야 한다는 대의에 동의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이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남구을에서 총선 준비에 임하고 있다.
프레시안 : 중·영도구 전략 공천설이 돌았으나 결국은 남구을에 공천을 받게 됐다. 이유가 있다면?
이언주 : 저 스스로 남구을로 오겠다고 고집한 것은 아니지만 당의 결정과 대의를 위해서 저도 함께하기로 한 것이다. 그렇다면 최선을 다해서 이기겠다는 마음이다. 다른 출마자분들도 이런 대의에 협조를 해줬으면 좋겠다. 아직 김현성 후보가 돕는 상황은 아니지만 큰 대의에 따라줄 것이라 믿고 있다. 물론 저도 당원들을 규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거 국민의당으로 남구을에 출마했던 유정기 당협위원장이 출마를 접고 저를 지지하기로 했으며 지역에서 많은 분들이 저 이언주를 지지하며 대의에 적극 협력하고자 중지를 모으고 있다. 급하게 전략 공천을 받은 것 치고는 원만하게 내부 단합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 선거는 연합군을 구성해 치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 연합군을 어떻게 잘 관리하고 지휘해서 선거 승리까지 갈 것인가에 대한 숙제가 남아 있다. 부산에서는 남구을이 험지다. 제가 인지도가 있지만 이 지역에서 정치를 하지 않았다. 정치적 연고나 인맥도 거의 없다. 다만 저의 인지도로 인해 다른 사람들은 3~4번 만나야 할 것을 저는 한 번만 만나도 주민들에게 각인이 되니 이런 유리한 점을 활용해야 한다.
프레시안 : 선거구 조정으로 민주당에게 유리한 지역구가 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있다. 어떻게 보는가?
이언주 : 선거구 조정 문제는 유리하다 불리하다 판단하기 어렵다. 지금 상황에서는 민주당이 높은 지지율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서로 다 똑같은 상황에서 새 출발 하는 모양새가 됐다. 오히려 지역의 기득권이 없는 상황이다. 출발선이 같아졌기에 저로서는 선거 운동을 하기에 더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수가 젊은 사람들한테 지지를 많이 못 받는다고 말 할 수 있겠지만 저는 자유한국당 출산이 아니다. 성향으로 본다면 안철수 전 대표와 같이 활동했던 개혁적인 성향이 강하다. 저는 진보우파로 자유를 중시하고 평등에 있어서 기계적 평등이 아닌 안전망을 통해서 배분을 완화하고 분배를 보강하자는 생각이지 똑같이 나누자는 사회주의식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
자유민주주의 자체가 개혁적인 것인데 우리나라의 기존 자유민주주의자들은 권위적이고 자유를 제대로 이해 못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 보니 자유와 개인을 중시하는 자유민주주의자가 마치 개혁적인 것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다. 집단보다 개인을 중시하는 것은 젊은 층에서 좋아한다. 신세대들의 취향이다. 실제로 최근 20~30대 같은 경우 공정한 경쟁을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경쟁을 제대로 자유롭게 하겠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런 성향은 중도층에도 많이 있다. 이 때문에 제가 여성이고 젊은 40대이다 보니 오히려 중도층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프레시안 : 조국, 유재수 사태에도 민주당의 지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반전의 카드가 있다면?
이언주 : 의도가 어떻게 됐든 경제 실험으로 인해 경기가 완전히 무너진 것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싸워왔다. 심지어 야당에서도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말이 그럴싸하니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저는 2~3년 전부터 이에 대한 문제 제기를 계속해 왔고 이번에 당선된다면 이 부분에 대한 보완, 조정 방안을 추진하려 한다. 근로시간 문제도 지금 강제노역을 하는 시기도 아니고 권고와 사회적 의식 개혁으로 해결해야 하는 데 강제로 더 일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일을 못 하게 만들고 투잡 쓰리잡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만들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우리가 이런 소득주도성장을 하고 있는 것인가. 잘못된 경제 실험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을 대변해서 바로 잡는 데 앞장서겠다.
또한 소상공인들이 너무나 힘들다. 코로나19나 노사 간의 불균형도 있지만 이들에 대한 대우가 많이 개선이 됐고 급여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에 반해서 자영업자들은 너무나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 정규직 대기업 노동자들에게는 이미 많은 지원을 해줬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이제는 자영업자들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지금처럼 코로나19로 인한 급박한 상황에서 정부의 실정으로 경제가 침체되는 경우에는 최소한의 안전망은 있어야 한다.
소득세나 법인세를 경제 상황에 따라 조율해야 한다. 무조건 자신의 철학이 있기 때문에 특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춰 세금 많이 낼 수 있는 사람은 더 내서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 세금 내는 것 자체가 어려우면 감세가 필요하다. 이런 부분을 통해 소상공인의 소득보장제도로 적립하고 폐업을 했을 때 고용보험처럼 일정 금액을 받아 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서로서로 양보할 필요가 있고 강제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프레시안 : 남구뿐만 아니라 부산 전체가 경제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결책이 있다면?
이언주 : 부산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우리나라 산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와 정확히 일치한다. 부산의 뿌리산업이었던 해운, 조선, 기계, 자동차 등은 부산을 먹여 살려왔지만 현재 산업 자체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부산이 산업화에 출발점이기에 부산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대한민국 산업 침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같은 문제다. 저는 그동안 기재위, 산자위, 국토위에서 경제와 관련된 현안을 많이 다뤘고 기업인 출신으로 지금 침체된 산업을 다시 살릴 수 있느냐고 봤을 때는 결국 제일 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불가능하다. 자영업자 문제도 똑같다. 큰 산업이 죽어가다 보니 경기가 위축되고 돈을 안 쓰게 되면서 자영업자들도 힘들어지는 것이다.
두 가지 방향이 있다. 기존 산업이 아무리 사양화됐다고 하더라도 지우개로 지우고 새로 그림을 그린다고 살아나지 않는다. 일정 기간 동안에는 경쟁력을 키워가면서 업그레이드하고 버텨야 한다. 공장을 계량화해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으로라도 버티게 만들고 망하게 놔두어서는 안 된다. 지금 당장에 새로운 산업이 등장할 수는 없다. 신산업과 구산업이 공존하는 기간이 없이 갑자기 신산업이 나타날 수는 없다. 사양산업이 전화되기 위한 지원과 안전망이 필요하고 한쪽에서는 신산업을 육성하고 만들어내는 분위기를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혁신하는 것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나온다. 너무 냉혹한 경쟁이 좋지는 않지만 경쟁 없이는 절대 새로운 혁신은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치열하게 좋아하는 분야에 뛰어들고 경쟁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한편으로는 뒤처지고 있는 산업들에 대해서는 지원해야 한다. 결국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것도 비용의 문제다. 원가를 높이는 요소들을 경쟁력이 확보될 때까지 자제해야 한다.
프레시안 : 현 지역구를 둘러보면서 추진해야겠다는 공약이 있다면?
이언주 : 용호부두와 이기대공원을 보면 굉장히 아름다운 곳이다. 이곳을 해양문화클러스트, 아트센터, 워터프런트 등의 공간으로 구성해 시드니와 홍콩과 같은 자연과 문화가 함께 어우러지는 도시로 만들고 싶다. 지금 부산은 미래 먹거리와 놀거리가 중요하다. 해운대를 기점으로 광안리에서부터 용호만까지 연결될 필요가 있다. 고급스러운 소호거리를 조성하고 워터프린터를 통해 고급 관광지로 재탄생 시켜야 한다.
또 상대 의원의 공약을 정면으로 문제 삼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논의한 부분에 대해서 존중하고 잘 들어보겠다.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방향으로 지역을 발전하려 한다. 트램도 좋은 점이 있겠지만 주민들이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제가 당선이 된다면 진행된 부분들은 존중하돼 주민들의 의견을 다시 수렴해보겠다. 지금까지 제대로 된 공청회가 이뤄지지 않고 형식적으로 진행된 부분들도 있어 보이는 데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점을 보완하는 방법을 구상해보고 정말 심각한 문제가 있고 주민들의 반대가 많다면 재검토도 생각해야 한다.
또한 교육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주장을 해왔는데 기본적으로 교육은 자율성과 선택권을 중시한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교육들을 많이 활성화 시켜야 한다. 평준화로 가는 바람에 자신들이 원하는 교육을 잘 못 받고 있다. 지금은 AI나 여러 첨단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양한 교육시스템과 교육기관들을 만들어내고 교육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야 한다. 무상교육처럼 비용에만 집중해서는 치열해지는 세계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과거 7~80년대 우리가 고속 성장할 때는 이런 교육 방법이 효과가 있었고 경쟁력을 가졌다. 하지만 그때부터 4~50년이 지났고 문재인 정권이 말하는 경쟁이 없는 교육이 가능한 것인가. 가정교육도 아니고 학교 교육은 졸업한 다음에 취업을 하고 사회인으로 성장해야 하는 데 이미 자유주의시장은 경쟁을 하고 있고 전 세계 또한 경쟁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경쟁이 없는 교육으로 성장하면 결국 경쟁력 없는 아이들이 되고 나중에 졸업한 다음에 치열한 경쟁을 견디지 못하게 되고 좌절하게 된다. 경쟁이 없는 교육이 아닌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만들어야 한다. 이 속에서 낙오된 아이들한테도 다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두 가지 방법으로 가야 한다. 무조건 절대평준화는 아이들의 경쟁력을 없애고 생존이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에 맞지 않다. 엄마들도 대부분은 여기에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시험이나 입시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모든 것이 최첨단화되는 AI 시대가 오고 있는데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전혀 대비하고 있지 않고 있다. 이것을 대비하는 시스템을 갖출 것이다.
프레시안 : 끝으로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언주 : 전 기업인 출신이다. 지역 발전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진짜 그 지역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엄마가 가지고 있는 강점인 교육, 보육에 대한 부분도 확실하게 챙기고 크고 작은 문제들도 세심하게 들여다보겠다. 엄마의 마음으로 챙기겠다. 이 지역에서 정치를 하진 않았지만 3선 국회의원으로서 지역 현안은 주민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잘 챙겨서 멋진 남구를 만들어내겠다.
이번 총선의 의미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다. 그동안 압도적으로 밀어주셨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이대로 가면 큰일 난다. 회초리를 세게 때리지 않는다면 정말 심각한 상황까지 갈 수 있다. 이번에는 문재인 정권을 좋아하는 분들도 정권을 위해서 회초리를 들어주셔야 한다. 나라를 구한다는 관점에서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과 견제의 역할을 해왔던 저에게 힘을 주시기 바란다. 저는 눈치 보고 정치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국회에서 열심히 대변하고 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활동을 하겠다.
취재 : 김진흥, 박호경, 홍민지,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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