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방미 기간 만난 미국 국무부 인사의 직급을 번복했다. 애초 '미 국무부 차관보'를 만났다고 밝혔던 장 대표는 차관을 보좌하는 '차관의 비서실장'을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은 "차관보급"을 만났다고 뒤늦게 정정했고, 장 대표는 이제 와서 "실무상 착오가 있었던 거 같다"고 해명했다.
장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연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장 대표가 잡은 간담회의 주제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 해임 촉구'에 관한 것이었지만, 최근 방미 논란 및 거취에 관한 질문을 비껴갈 수 없었다.
장 대표는 '거짓말' 논란에 "국무부 인사에 대해서는 직급, 이름, 대화 내용을 명확히 밝힐 수 없다. 다만 직급을 정확하게 밝히면 누군지 특정되기 때문에 '차관보급'이라고 표기하면서 실무상 착오가 있었던 거 같다"며 "국무부에 두 번 들어갔고, 첫 번째는 차관보급으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았다. 두 번째도 차관보급으로부터 면담 요청이 있어서 면담하고 여러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장 대표의 '차관보급 면담' 설명은 '차관보 면담'을 방미 성과로 강조해 온 기존 입장과 배치된다. 지난 20일, 8박 10일간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장 대표는 당일 출장 성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미 국무부 차관보'와의 면담을 강조한 바 있다.
여러 명의 차관보 중 정확히 누구를 만난 것이냐는 질문에 시종일관 "외교 관례"를 이유로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당 공보실에서 공개한 방미 일정 사진 중 '뒷모습 인사'가 차관보 본인이 맞냐는 물음에 장 대표는 "그렇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장 대표의 지난 16일(현지시간) 방미 일정 사진을 공개하며 뒤통수만 찍힌 인물 사진을 공개했는데, '미 국무부 차관보 면담' 사진이라고 설명을 달았다.
그리고 이후 복수의 한국 언론 질의에 미 국무부는 이 인물이 차관보가 아닌, 사라 로저스 공공외교 담당 차관의 비서실장인 개빈 왁스라고 밝혔다.
이에 장 대표는 "국무부가 공개한 것에 대해 저희가 뭐라고 말할 건 아닌 거 같다"며 "미국에서 출장 기간을 연장하며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정을 소화할지에 대해서는 저의 정무적인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박준태 당 대표 비서실장이 대신 마이크를 잡고 "국무부는 두 명 다 정보 공개를 보안으로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장 대표는 당의 지지율이 15%까지 떨어진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관해 "그 여론조사 결과는 최근 다른 여론조사 추이와는 조금 결이 다른 결과였다"며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은 이유 중 하나는 우리 내부에 여러 갈등들로 인해 우리의 힘이 하나로 모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원인"이라고 거론했다.
일각의 사퇴 요구에 대해서도 장 대표는 "지방선거를 40일 앞둔 시점에 당 대표에서 물러나라는 것이 당 대표로서 책임을 진정 다하는 것인지, 지방선거 승리에 도움이 되는 건지 여러 고민을 하겠다"고 일축했다.
장 대표 사퇴 요구는 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일고 있다. 친한계인 배현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대표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공천이 마무리되면 모든 화살이 본인에게 돌아올 것과 본인의 지도자로서의 시한도 끝날 것이라는 건 알고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장 대표는 정동영 장관의 '북한 구성 핵시설' 관련 발언을 지목해 "한미동맹의 위기를 넘어 체제 존속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정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정권의 반미·친중 행각을 멈춰 세우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엄포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당론으로 정 장관 해임건의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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