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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담합 의혹, 국정조사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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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담합 의혹, 국정조사 해야"

야당·시민단체 "공정워, 조사 자료 공개해야"…공정위, 뒤늦게 말 바꿔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이 11일 4대강 사업의 턴키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의 담합에 관련된 정황이 포착된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공정위의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공정위가 위원장의 '담합 포착' 발언을 부인하면서 '말을 바꿨다'는 의심까지 사고 있다.

정 위원장은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4대강 턴키 입찰 문제를 지적하는 한나라당 유일호 의원의 질문에 "공정위에서 지난달 4개 팀을 파견해 이틀간 현장조사를 했다"며 "대체로 담합과 관련된 정황이 포착된다"고 시인한 바 있다. 그는 또 "4대강 사업에서 이런 부분이 논란이 된다면 4대강 사업의 장애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야당 '총공세'…여당 '당혹'

정 위원장의 발언 이후 12일 민주당 송두영 부대변인은 "4대강에서 권력형 비리 악취가 진동한다"며 "환경을 파괴하면서 수십조 원의 국민혈세를 쏟아부은 4대강 토목 사업을 강행한 이유가 무엇인지 짐작된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4대강 사업 중 낙동강 공구 사업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의 모교 출신 건설업자들이 다수 포함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을 내고 "현대건설을 비롯한 6대 대형 건설사들이 가격담합을 했다는 것은 서민경제가 아닌 토건재벌과 땅부자들의 곳간을 채워주고자 한 애초의 취지가 관철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공정위장은 4대강 사업 입찰 관련 자료를 하루 빨리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한나라당도 당혹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 조윤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미국에서 뉴딜 사업을 할 때 비리의 가능성을 근절하기 위해 청렴지수에 엄청나게 신경을 썼다고 한다"며 "이런 미국, 다른 나라의 선례를 우리가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또 "이런 담합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2차 발주도 낙찰자 이미 결정돼 있다는 소문 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같은 날 성명을 내고 국가재정사업의 입찰 실태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6개 공구 입찰에서 6개 건설사의 담합이 공정위에 적발돼 대법원에서도 담합판정을 받았지만 조달청과 서울시로부터 아무런 입찰참가 제한 조치를 받고 있지 않다"며 "(4대강 사업도) 마찬가지로 담합이 적발되어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4대강 사업의 1차 발주에서 담합은 공공연한 사실이었고 2차 발주도 낙찰자가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소문이 있다"며 담합 업체와 이를 조장한 관료를 조사하고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한 △ 중견건설업체의 경쟁을 제한하는 공동도급제도의 폐지 △ 턴키 입찰보다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가격경쟁제도 도입을 요구하면서 입찰제도의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국정조사 실시를 촉구했다.

공정위 "4대강 아니라 일반 턴키공사" 말 바꿔

논란이 커지자 공정위는 "공정위장이 '담합과 관련되는 듯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은 4대강 사업이 아닌 일반 턴키공사에 관한 조사에 관련된 것"이라며 "4대강 사업의 입찰담함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자료를 분석 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경실련의 윤순철 시민감시국장은 "4대강 담합사실은 일반 국민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알고 있었던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막상 사실이 드러나자 4대강 사업 자체에 흠집이 날 것을 우려해 둘러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국장은 "수천억 원 이상이 들어가는 공사에서 담합을 하지 않으면 바보라는 소리가 있을 정도"라며 "4대강 뿐만 아니라 턴키 입찰 자체가 담합을 부추길 수밖에 없는 제도인 만큼 국정조사를 통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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