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4대강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4대강 사업 입찰 등을 둘러싼 비리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이 공정위 조사 결과 4대강 사업 턴키공사 입찰 담합 관련 정황들이 포착됐다고 시인하고 나섬에 따라 이를 둘러싼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공정위원장 "담합 관련 정황 포착"
정 위원장은 11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문 질문에서 한나라당 유일호 의원이 4대강 턴키 입찰을 둘러싼 문제를 지적하자 "공정위에서 지난달 초 4개 팀을 파견해 이틀 간 현장 조사를 했다"며 "대체로 담합과 관련된 듯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고 담합 의혹을 시인했다.
정 위원장은 "여러가지를 좀더 검토해야 한다"면서도 "4대강 사업에서 논란과 잡음이 있는데 이는 4대강 사업의 장애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위원장은 또 담합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원들 문제제기에 대해서도 수긍했다. 그는 "담합에 가담한 임원도 처벌하는 것이 세계적인 동향"이라며 "글로벌 스탠더드 관점에서 우리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난달 19-20일 15개 대형 건설사를 방문해 4대강 턴키공사 입찰 담합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영남 중소기업들 원성이 고막을 찢을 정도"
또 민주당 이석현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이 주로 제기해온 4대강 비리 의혹에 대해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도 문제제기하고 나섰다.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12일 불교방송에 출연해 "4대강 사업을 지금처럼 준비도 제대로 안하고 각종 법 절차를 무시해서 무리하게 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며 "집행 단계에서도 여러가지 불공정한 입찰 문제, 여러가지 권력형 비리 등이 튀어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담합 문제도 제기가 됐다"며 "턴키 방식으로 사업 주체가 된 게 대형 건설사다 보니 하청을 줄 때 특정 고등학교 출신들이 다 휩쓸었다는 증거도 나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이 언급한 '특정 고교'는 이 대통령과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나온 동지상고다. 앞서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지난 9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4대강 사업 가운데 낙동강 공구에서 낙찰받은 컨소시엄 업체 54곳 중 포항지역 6개 기업이 9개 공구에 걸쳐 포함됐고, 이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졸업한 동지상고 출신이 오너나 대표로 있는 곳이 D, J, S, N 건설 등 5개 기업으로, 8개 공구에 참여했다"고 밝혔었다.
이석현 의원은 "(사업자 선정 과정에) 권력 실세가 개입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영남지역 중소기업들의 원성이 고막을 찢을 정도"라며 담합 의혹에 대한 정부의 조사를 촉구해 정운찬 총리로부터 "파악해 보겠다"는 답변을 얻었다.
앞서 이석현 의원은 8일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건설의 주도로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5~6월 서울 모 호텔과 삼계탕집 등지에서 여러 차례 담합회의를 가졌다"면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SK건설 등 6대 대형건설사들이 4대강 턴키 1차 사업 선정 과정에서 입찰 담합해 총 15개 공구 가운데 12개 공구를 나눠먹기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