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단체인 건강세상네트워크(공동대표 강주성, 김준현)는 25일 대한적십자사(이하 적십자사)와 ㈜녹십자사MS(이하 녹십자사)를 의료기기법 위반과 국가계약법 위반 혐의로 서울 중앙지방 검찰청에 고발했다.
적십자사는 앞서 지난 4월 100억 원대 규모의 혈액백 구매계약을 녹십자 MS와 체결했는데, 이 계약이 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이미 혈액백 입찰계약과 관련해 담합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였고, 감사원에 공익감사도 요구한 바 있다.
올해 혈액백 입찰은 녹십자와 독일계 다국적 기업인 프레지니우스 카비(Fresenius Kabi)가 응찰했다가, 적십자사는 카비의 제품이 "포도당 함량이 기준에 안 맞는다"며 탈락시켰다. 하지만 카비는 미국 약전(USP)에 따라 제조된 혈액백을 이미 130여 개국에 납품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식약처에서도 허가된 제품이라며 결과에 반발하고 나섰다.
카비와 보건의료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자 적십자사는 "포도당은 혈액백 증기멸균 과정에서 일부(10%이하) 과당으로 변성되는데, 탈락업체의 식약처 허가 시의 자료는 포도당과 과당을 합산(당 정량법)한 것이며, 적십자사는 더 엄격하게 포도당값(HPLC법)만을 기준으로 적부 판정을 실시했다"면서 "법에서 정한 기준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지난 5월 28일 '과당을 불순물로 판단해 빼야 한다'는 적십자사의 주장이 틀렸다는 답변을 국회에 보내왔다. 식약처는 "혈액백 중 포도당은 멸균과정에서 일부가 과당으로 이행하나, 포도당과 과당 모두 에너지 공급원이므로, 과당은 불순물로 판단되지 않는다. 포도당 정량 시에는 포도당과 과당을 합한 결과값으로 하는 것이 맞다"며 "미국 약전 항응고액항의 포도당 정량법에서도 포도당과 과당을 모두 합한 환원당 총량으로 측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이날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혈액백 입찰 계약의 문제에서 어느 회사가 낙찰되었는가는 두 번째 문제"라면서 "정말 중요한 문제는 제조기준에 의거하지 않고 만들어진 불량 혈액백으로 혈액을 채혈하여 저장, 보관, 운송, 공급하면 환자들에게 어떤 유해성이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에 있다"고 이번 혈액백 입찰 결과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들은 "적십자사와 녹십자사는 여전히 아무런 대답을 안 하고 이번 달 1일부터 납품이 개시되어 납품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 년에 200만 명의 환자에게 수혈될 혈액이 이 혈액백에 담겨져서 공급된다"며 "일이 터졌어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무능한 보건복지부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하루라도 빨리 이 사태를 종결짓기 위해 검찰에 두 조직을 고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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