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의 '실세'로 자리를 굳힌 김종인 위원은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오세훈 전 시장이 주민투표를 하지 않았고 오세훈 전 시장이 주민투표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런 사태(오세훈 전 시장 사퇴)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오늘날 한나라당이 이런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현재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 악화 원인이 오 전 시장과 나 전 의원 쪽에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김 위원은 이어 "나경원 전 의원의 경우에는 서울시장 보궐 선거 후보로 나가서 자기가 내세운 선거 공약 자체가 일반 서울시민들로부터 거부를 당했기 때문에 또다시 서울시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한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어리석은 행위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이 29일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플레시몹 행사에서 티아라의 '롤리폴리' 춤을 추고 있다. ⓒ공감코리아 |
김종인 위원에 앞서 이상돈 위원은 전날 일부 기자들과 만나 "MB정부 실세 용퇴론 대상에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관여했던 인물들도 포함된다"며 "(나경원 전 의원 출마는) 오세훈 시장이 (총선에) 출마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나경원 공천 불가론'을 제기했다.
이 위원은 "서울시장 보선이 열리게 된 것 자체가 당이 어렵게 된 이유"라며 "한나라당 의원들의 지역구에서 다 하고 있는 무상급식 문제를 오판해 당을 어렵게 만들었으니 거기에 관련된 사람들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거듭 강조했다.
당 내에서도 일부 인사들은 "국민들은 나경원 전 의원이 공천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한나라당의 쇄신이 덜 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나 의원의 총선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한나라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공추위)에는 정치권과 연관이 없는 외부인사들이 8명이다. 이 때문에 당 내에서는 친이계 의원들 중심으로 "결국 공천 과정에서 비대위의 입김이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나 전 의원의 총선 전략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거센 반발에 부딛혔던 비대위 인사들의 'MB정부 실세 용퇴론'도 조금씩 힘을 받고 있다. 김 위원은 MB정부 실세 용퇴론과 관련해 "실세인지 실세가 아닌지 관계없이 한나라당이 오늘날 이런 상황까지 도래하게 만든 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신 분들은 좀 정치적인 책임을 져야 할 필요가 있다"며 "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또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자신이 민주통합당 최재천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것을 두고 "이적행위"라고 비판한 이재오 의원의 최측근 진수희 의원을 두고 "제가 최재천 변호사와 근 16~17년 관계를 맺어왔다. 그 분이 북 콘서트를 하는데, 잠깐 들러달라고 해서 가서 몇 마디 얘기를 하고 온 것인데, 그것을 가지고 이러쿵 저러쿵 시비를 한다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매우 옹졸하지 않나"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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