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전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은 진흙탕이었다. 심지어 한나라당 인사들의 소행으로 헌정 사상 초유의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1억 피부숍 출입' 등 각종 의혹에 시달리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선거에서 참패한 후, 나 전 의원 측은 '1억 피부숍 의혹' 등을 제기한 기자, 언론사를 줄줄이 경찰에 고발했었다. 당시 재보선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들이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 "1억 회원권 없어" VS 주진우 "있는데 원장이 말 바꿔"
서울지방경찰청은 나 의원 측이 지난해 11월 "나 의원이 1억원 대 피부숍에 다녔다"고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시사IN> 주진우 기자, 팟캐스트 방송 <나는꼼수다> 출연자 등 7명을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연회비 1억 원 피부과 이용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 병원은 연간 최대 이용가능액이 3000만 원이었으며, 나 전 의원은 지난해 2월부터 딸과 본인의 치료를 위해 10차례 병원에 갔고, 치료비 550만 원을 지불했다고 한다.
이날자 <동아일보>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취재 당시 기자가 '가장 비싼 게 얼마냐. 한 장(1억 원)이냐'고 묻자 D클리닉 원장이 '맞다'는 뉘앙스로 답변해 사실로 믿을 만한 정황이 있었다"며 주 기자 등을 처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보도만 놓고 보면, 경찰은 김 원장이 말을 바꾼 정황을 포착해 놓고도 더이상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경찰이 나 전 의원과 딸의 치료비가 550만 원이었다고 밝힌 부분은 사실 이번 고발 사건과 크게 관련이 없는 부분이다. 1억 원 대 회원권이 존재하느냐 여부가 관건이었지만, 김 원장의 말이 수시로 바뀌는 바람에 확인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시사IN>은 이날 곧바로 반박 기사를 내보냈다. 주진우 기자 등은 반박 기사를 통해 "<시사IN>은 '연간 회비는 1억원이다'라고 김원장이 직접 확인해준 발언 녹취록을 갖고 있다"며 "<시사IN>이 나경원 후보가 출입한 피부클리닉을 '연회비 1억원대'라고 보도한 것은 이처럼 김 원장 본인의 사실 확인을 거친 뒤였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김 원장이 경찰에 나가 말을 바꿨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10월20일 이 기사가 첫 보도되면서 엄청난 사회적 파장이 일자 김 원장은 기자에게 다시 연락해 '병원이 문 닫을 정도로 시달리고 있다. 1억원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연회비 1억원 발언에 대한 녹취록이 있다고 제시하자 그는 '영업 기법으로 그렇게 말한 것이지 깎아달라면 깎아주려고 했다'고 발을 뺐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또 "후속 취재 과정에서 기자가 '경찰이 압수수색한 장부에는 왜 나경원 후보에게 받은 돈을 3천만원 대신 550만원으로 기재했느냐'라고 묻자 김원장은 '나경원 후보에게 받은 돈 액수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보도가 맞다면 경찰이 임의로 "나 후보 치료비는 550만 원"이라고 발표한 것이 된다.
이 매체는 "경찰 조사 결론은 이처럼 '1억 피부클리닉'이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자 당황한 김원장이 경찰 조사에서 번복한 진술을 토대로 한 것"이라며 "경찰이 김원장의 피부클리닉을 압수수색한 시점도 조사 결과의 신뢰성에 의문을 던진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공방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주진우 기자는 나 전 의원이 연회비 1억 원 피부숍에 출입한 사실이 있음에도, 주 기자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대리인을 시켜 자신을 고발한 나 의원을 무고 혐의로 맞고소 했다.
▲ 서울시장 재보선 패배후 정치적 칩거를 이어오다, 4.11 총선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이 정치활동을 본격화했다. 나 전 의원은 29일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기원 관련 행사에 참석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인기 걸그룹 티아라의 '롤리폴리' 춤을 추기도 했다. ⓒ뉴시스 |
나경원 출마 선언 이틀만에 발표, 경찰이 '의혹 세탁' 해주나?
경찰이 수사 도중 갑자기 중간 발표 형식으로 발표한 것과 관련해 뒷말도 나온다. 나 전 의원이 오는 4월 총선에서 자신의 옛 지역구인 중구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지 이틀만에 발표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전날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플래시몹 행사에 참석, 국가대표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 씨와 사진을 찍고, 군중들 앞에서 티아라의 '롤리폴리' 춤을 선보이는 등 본격적인 대외 활동을 재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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