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미국이 조속한 시일 내에 북한과 북미 정상회담 후속 작업을 위한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며, 남북 역시 외교장관 회담 등을 통해 접촉면을 넓혀갈 것임을 시사했다.
강 장관은 18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오늘 아침 통화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북한과 마주 앉겠다고 말했다"며 "'굉장히 속도감 있게 나가겠다'는 것이 오늘 (폼페이오 장관의) 이야기였다"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이 세부사항에서 다소 미흡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그는 "그 합의에 담긴 의지를 바탕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북미 간에 다시 마주 앉겠다는 것이 폼페이오 장관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강 장관은 "양 정상 간에 첫 번째 만남인 데다가 준비가 아주 짧았던 만큼 세부사항을 많이 담아야 한다는 기대 자체가 이 만남의 속성상 과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며 "우리가 핵심적으로 바랐던 '완전한 비핵화'라는 것이 보다 더 강한 언어로 (성명에) 담겼고, 양국 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설정하자는 (북미) 정상의 의지가 굉장히 중요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종전 선언과 관련, 강 장관은 "종전선언 문제는 판문점 선언에 명시되어 있다. 올해 안으로 추진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목적"이라며 "시기나 형식에 있어서는 유연성을 가지고 대처를 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 시각) 북미 정상회담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비핵화 비용은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북한과 인접한 국가들이 부담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강 장관은 "북한 비핵화에 대해서는 모든 나라가 기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핵심 당사국인 우리는 비용뿐만 아니라 과거 북한과 협상해왔던 역사에서 오는 여러 교훈들이 있고, 일본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에 기여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긍정적이다"라며 "우리와 미국, 일본, 중국 등 긴밀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많은 나라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기여할 수 있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향후 북핵 문제 논의 과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강 장관은 오는 8월 싱가포르에서 열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나 남북 외교장관 회담을 가질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지금 새로이 남북관계의 모멘텀이 조성됐고, 정상이 두 번이나 만났다. (남북) 외교장관 사이에 한 장소에 있으면서 만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겠나"라며 "좋은 회담이 될 수 있도록 긴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일본 정부로부터 받은 10억 엔을 돌려주는 절차와 관련, 강 장관은 "10억 엔을 만들어내는 예산 절차상 까다로운 부분이 있어서 아직 그 문제를 풀어나가는 부분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그는 "외교부는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가 전시 여성 성폭력이라는 심각한 인권문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외교부로서의 계획을 이번 달 내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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