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노무현보다 더한 바보 송철호"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보다 더한 바보'라고 불렀던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가 '9수' 만에 당선됐다.
송 후보는 14일 오전 12시 현재 53.1%로 현직 자유한국당 김기현 후보를 꺾고 당선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로써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 간판을 단 첫 울산 시장이 될 전망이다.
송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문 대통령과 함께 부산·울산 지역에서 '인권변호사 3인방'으로 불렸다.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노조 등 고문변호사를 역임했고,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을 지냈다.
송 후보는 문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로 잘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이 스스럼없이 '절친', '제가 가장 존경하는 선배'라고 꼽을 정도로 두 사람의 사이는 각별하다. 송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지난 2014년 울산 남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는 문재인 당시 국회의원이 울산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문재인 절친' 만큼이나 송 후보를 잘 설명하는 수식어는 '비운의 정치인'이다.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험지' 울산에서 출사표를 던졌지만, 1992년부터 무려 8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무소속 등 당적은 여러 번 바꿨지만 터전은 바꾸지 않았다.
2014년 울산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문재인 당시 의원은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소원)이 무엇이냐'는 시민들의 질문에 "송철호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부산에서 세 번 낙선한) 바보 노무현보다 더한 바보 송철호"라고 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하에서 송 후보는 8전 9기 끝에 드디어 첫 당선의 기쁨을 맛보게 됐다. 집권 여당에 대한 후한 민심 덕을 톡톡히 봤지만 자유한국당에서 탈당한 강길부 의원이 지지를 선언한 것도 표심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울산 시장은 지난 1997년 심완구 초대 민선 시장 선출 이후부터 직전인 6대 김기현 시장까지 줄곧 보수 정당에서 당선됐다. 그러나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에서 당선자가 나오면서, 송 후보는 9수 끝에 처음 당선된 기쁨과 더불어 첫 민주당 계열 울산 시장이 되는 영광을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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