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 수행차 싱가포르에 머물고 있는 폼페이오 장관은 11일(이하 현지 시각) 본인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같은 언급은 비핵화 범위를 둘러싸고 북한 입장과 여전히 간극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담을 합의문에 CVID를 명시하고 비핵화의 시간표를 확정하겠다는 미국 측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반면 북한 역시 체제 안전보장에 관한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로드맵을 요구하고 있어 북미 간 힘겨루기는 양국 정상이 대좌하기 직전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국무부 팀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았다"며 "성 김 대사가 오늘 북한을 만날 것"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말처럼 북미 양측은 회담을 하루 앞두고 최종 협상에 돌입했다. 6차례에 걸친 판문점 실무 접촉으로 북미 협상의 막후를 조율했던 성 김 주 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싱가포르 현지로 자리를 옮겨 마주앉았다.
성 김 대사는 이날 오전 9시 30분 경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보장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랜달 슈라이버(오른쪽)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함께 실무협상장인 싱가포르 리츠칼튼 호텔에 들어섰다. 이들은 협상에 대한 취재지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호텔 안으로 들어섰다.
이후 9시 43분경 북측 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최강일 외무성 국장대행과 함께 리츠칼튼 호텔에 도착했다.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부장도 바로 이어 협상장 안으로 진입했다. 이들 역시 기자들의 질문에 별다른 응답을 하지 않았다.
양측은 이날 만남을 통해 정상회담 합의문을 최종 조율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미국의 요구인 CVID에 맞서 CVIG(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Guarantee‧완전하고 검증가능)를 강조하고 있다.
또 미국은 북한에 핵 탄두와 핵 물질, ICBM(대륙간 탄도 미사일) 등의 해외 반출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미국에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북미 수교 등 단계적 해법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김 대사와 최 부상은 이날 협상에서 이같은 의제들을 둘러싸고 양 정상이 교환 가능한 선택지를 제시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교환 방안을 만들면 양 정상이 12일 회담을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이 취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차례 언급했던 한국전쟁 종전 선언 등 비핵화 협상 이외의 의제들은 후순위로 밀려나는 분위기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종전 관련 합의에 서명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지만, 한국에서는 당장 이번 싱가포르 회담 계기에 이같은 선언이나 협정 체결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진 상태라는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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