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6.13 지방선거가 막바지에 돌출한 악재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의혹이, 자유한국당은 정태옥 대변인의 '인천 비하' 발언 파문이 지방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는 눈치다.
바른미래당 김영환 후보가 점화시킨 이재명 후보와 배우 김부선 씨의 스캔들 의혹은 진실 공방으로 비화되고 있다.
이 후보는 김 씨와의 관계에 관해 양육비 상담 등을 위해 집회에서 몇 차례 만난 게 전부라며 스캔들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주변에서 제기된 의혹에도 그동안 침묵해오던 김 씨가 9일 <주간동아>에 "김부선이 거짓말쟁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상식적인 사람은 다 알 거라고 생각했다"며 "어느 여배우가 이런 일로 거짓말을 하겠나"라고 직접 반박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그는 이 후보와의 관계에 관해 "2007년 말 처음 만났을 때는 시장이 아니었다. 기혼 여부도 몰랐다. 이후 유부남인 것을 알고 헤어졌다"며 "이듬해 다른 집회현장에서 영화처럼 우연히 또 만난 게 팩트"라고 했다.
김 씨는 이어 2016년 3월 이 후보가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을 '허언증 환자'라고 한 것에 화가 나 내용증명을 보냈으며, 명예훼손죄로 검찰에 접수할 목적으로 고소장을 작성하기도 했지만 딸의 장래와 소송 부담감 때문에 법적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성적 관계였음을 사실상 인정한 김 씨의 이 같은 주장에 이 후보 측은 법적 대응을 검토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개인 간 사생활 영역을 넘어 공직 후보의 거짓말 의혹으로 진화하고 있어 경기도지사 이후까지 바라보는 이 후보에겐 치명적인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10일 페이스북에 이 후보의 스캔들 의혹을 파고들며 "해명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거짓말로 덮는 파렴치를 보고 있노라면 한편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라며 "지도자가 잘못을 할 순 있지만 거짓말을 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에 대해선 선거의 승패를 떠나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을 꼭 밝혀 파렴치한이 정치판에 발 붙일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이부망천' 신조어까지 등장
자유한국당은 정태옥 의원의 인천 비하 발언으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 홍 대표는 "(정 의원이) 경박한 잘못된 발언을 했다"며 "11일에 윤리위를 소집해 적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문제가 된 발언은 정 의원이 지난 7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수도권 판세를 분석하며 "지방에서 생활이 어려워서 올 때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가지고 오는 사람들은 서울로 온다"며 "그렇지만 그런 일자리를 가지지 못하고 지방을 떠나야 될 사람들은 인천으로 온다"고 주장해 불거졌다.
그는 또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양천구 목동 같은데 잘 살다가 이혼 한번 하면 부천 정도로 간다.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나 이런 쪽으로 간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산다)'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해 역풍이 일자 정 의원은 당 대변인직을 내려놓았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조차 "인천에 대한 이해와 사랑도 없이 함부로 발언한 정태옥 의원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인천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정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그를 명예훼손 혐의로 인천지검에 고발했다.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등 지역 시민단체들도 정 의원의 인천 비하발언을 규탄하며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들은 "정태옥 대변인의 인천, 부천 비하 발언은 이미 공당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자유한국당의 막장 정치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며 "이런 망발을 일삼는 위인을 중앙선대위의 대변인으로 앉히고 국정농단 사태로 감옥에 갇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인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를 지지하는 것 자체가 한국정치의 비극"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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