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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막지 못한 책임"...법원행정처의 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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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막지 못한 책임"...법원행정처의 일탈?

양승태, 사법 거래 의혹 전면 부인

사법 거래 의혹의 중심에 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재판 거래' 정황이 담긴 법원행정처 문건에 대해 "사실이라면 제가 그걸 막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해당 문건에 대해 알지 못하며, 만약 문건 내용이 사실이라면 법원행정처가 대법원장이 알지 못한 상황에서 작성했다는 말로 해석될 수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대법원장 재직 시절 판사 뒷조사 의혹, 박근혜 정부와 사법 거래를 하려 했다는 문건 등 자신에 대해 쏟아지는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1일 오후 2시 10분경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자택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같은 주장을 이어갔다.

"문건 작성 지시했나" 질문에 양승태 "답변하지 않겠다"

양 전 대법원장은 "특히 제가 있을 때 법원행정처에서 뭔가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다는 그런 지적이 있었고 그러한 지적에 대해서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제가 그걸 막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통감을 하고 있고 그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께 정말 송구스럽다고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자신은 해당 문건을 모른다는 주장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취재진의 추가 질문이 이어지자 "문건 내용이 '이렇다'는 식으로 단정해서 사실을 만들어나가서는 안 된다. 문건 내용이 무엇인지는 나중에 파악해서 다시 이야기하겠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문건을 직접 만들라고 지시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추가 질문이 이어지자 양 전 대법원장은 고개를 흔들며 침묵을 지켰다.

양 전 대법원장은 다만 문건 작성을 지시했느냐 말았느냐는 지적과는 별개로 "나는 그런 보고서를 본 적도 없다. 법관 PC에 무슨 문서가 있는지를 대법원장이 어떻게 알겠느냐"고 말했다.

사실상 사법 거래 문건 작성 책임이 없다는 뜻으로 이해되는 상황이었다. '이번 파문의 총 책임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사람마다 판단이 다를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해당 문건에 '사법부는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곳'이라는 내용이 있었다는 특별조사단 발표에 관해 그는 "(대통령을) 만나면 덕담하고 좋은 이야기로 분위기를 만들어야지, 싸우러 가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그냥 넘어가면 되지, 그런 것을 (대법원장이) 무슨 공부하듯 외우겠느냐"고 항변했다.

이 문건이 논란이 된 이유는 내용 자체로 사법부 독립성을 훼손하는 건 물론,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 신년하례식 당시 양 전 대법원장이 사법 거래를 하려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그러나 "그런 것(상대방 듣기 좋은 내용의 문서)이 일회성으로 (사법부 내에) 왔다갔다 했겠지만, 그런 건 한 번 보고 버리지, 뇌리에 깊이 여기고 있겠느냐"며 큰 의미를 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한 판사를 뒷조사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관해 양 전 대법원장은 "오늘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나오지 않았다"고 역시 답변을 회피했다. 추가 질문이 나오자 그는 "뒷조사를 지시했다는 내용이 무엇인가를 제가 확실히 알지 못한다"며 "그 부분은 언젠가 다시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조단의 조사를 거부한 게 문제 아니냐는 지적에 관해 그는 "특조단이 거의 1년이 넘도록 조사했는데, 그럼에도 사안을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며 "(내가 조사를 받아도) 그 이상 뭐가 밝혀지겠느냐"고 되물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 밖에도 상당수 질문에 "모든 것을 사법부 수장이 분명히 알 수는 없다"고 분명한 답변을 회피하는 한편, 여지를 남겼다.

양 전 대법원장은 "두 가지를 명백히 선을 긋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자신은 "대법원장 재직 중 대법원 재판이나 하급심 재판에 부당하게 간섭, 관여한 바가 결단코 없다"고 강조했다. 또 "재임 시 상고법원 추진에 반대한 법관에게 편향된 조치를 취하거나, 불이익을 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KTX 노동자들의 해고 사태 등은 사법적 판단이었지, 청와대와의 교감은 없었다는 얘기다.

양 전 대법원장은 "확신하건대 법원은 그래도 우리 사회에서 가장 건전한 조직"이라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재직시 일로 법원이 불행한 사태에 빠진 데 대해 사법 행정의 (전) 총수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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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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