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을 향한 마지막 관문으로 평가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뉴욕 고위급 회담이 진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만나 사실상 '최종 담판'을 벌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31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을 통해 "성공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회담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도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영철 부위원장과 1박2일간 진행한 뉴욕 고위급 회담을 비롯해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사전 실무 접촉 결과를 종합하며 "지난 72시간 동안 실질적 진전이 이뤄졌다"면서도 "아직 많은 일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만일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한다면 진실로 역사적인 일이 될 것"이라며 "세계의 방향을 바꾸는 한번뿐인 이 기회를 잡으려면 김정은 위원장의 과감한 리더십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같은 언급은 김 부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의미있는 진전이 있었지만, 6.12 북미 정상회담을 최종 성사시키려면 미국이 신뢰할만한 비핵화 방안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 차원에서 과감한 결단을 해야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김 위원장은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지도자이며 앞으로 수주 또는 수개월간 우리는 그것이 이뤄질 수 있는지를 시험해보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같은 언급들은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미국의 체제안전 보장 방안을 둘러싸고 양측 사이에 여전한 간극을 드러낸 것이다.
미국은 회담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시 북한에 대한 체제안전 보장을 약속하며 북한의 결단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전날 만찬 회담 도중 "북한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체제안전 보장을 기꺼이 제공하고 뿐만 아니라 북한이 경제적 번영을 누리도록 기꺼이 도와줄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CVID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정상회담이 성공하려면 북한은 이전에 하지 않았던 것을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김동엽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트럼프가 (비핵화 단계) 앞쪽에서 북한에 줄 수 있는 보상은 그다지 넉넉지 않다. 북한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정상회담을 성공해야 하는 트럼프는 그렇기 때문에 김정은을 어르고 달래고 윽박지르기도 하고 협박도 하고 있는데 폼페이오의 발언도 이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북미가 김영철-폼페이오 회동에서 정상회담을 확정할 정도의 합의를 보지 못하면서 오는 1일 김영철 부위원장이 전달할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와 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 및 의제를 결정짓는 최종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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