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던 의령군의 6.13지방선거가 점차 과열되는 양상이다.
31일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된 의령군수선거유세는 오전 10시 경 의령우체국 앞과 새마을 금고 주변 의령전통시장 입구에서 각 후보의 진영별로 시작되어 오후에는 부림면 유세로 이어졌다.
이곳에서 이선두 후보의 지원유세에 나선 엄용수 지역구국회의원은 유세 도중 진지한 이야기를 한 번 해보겠다며 운을 뗀 후 “의령군은 군민의 자존심이 상할 정도로 크게 추락했다. 지금의 의령군은 10년 20년 전에 이미 결정된 것이다. 하루아침에 이렇게 변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엄의원은 “10년 20년 전에 의령을 맡았던 분이 미래를 설계하지 않고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기 혼신의 노력을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분이 지금의 의령을 맞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의령을 맡겨서 여러분의 일을 하고자 한다면 1~2년 혹은 4년을 생각하고 맡겨서는 안 된다. 적어도 지금보다 다른 미래를 설계하고 싶다면 최소한 10년 보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엄의원이 주장했던 10년 전의 책임군수는 이번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채용 전 의령군수. 마침 이날 엄의원이 위치했던 단상의 바로 아래에서 엄의원의 연설을 경청하고 있었다. 또한 20년 전의 책임군수는 전원용 군수로 그의 부인인 여사가 이선두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사실이 있다.
이러한 발언을 두고 지역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지원유세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유세를 지켜보던 한 주민은 “10년 전 엄의원은 의령과는 관계없는 밀양 시장으로 재임하고 있었는데 함부로 의령의 전임 군수를 비난하는 것은 지역을 책임지고 있는 국회의원으로서 세심하지 못한 발언이다. 특히 이선두 후보를 지지하거나 지원하고 있는 전임군수를 비난하는 것은 누워서 침 뱉기가 아니냐”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또 다른 주민은 거액의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의 당사자인 엄의원이 의령군의 전임군수를 비난하는 것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현역 국회의원이 자기당의 후보를 위해 지원유세를 나선 것은 당연하겠지만 자신의 입장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현명한 판단이 먼저라는 지역민의 평가다.
한편, 각 후보 진영은 이날 방송을 통해 펼쳐진 후보자토론과 방송연설을 두고 각각 자신의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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