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저는 오늘 이명박 대통령의 BBK 실소유 의혹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구속 수감된다"며 "오늘 진실의 제단에 바쳐지지만 제가 구속됨으로 인해 BBK 판도라의 상자는 다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감옥에서 당당하게 굽히지 않고, 쫄지 않고, 진실을 위해, 탄압을 (이겨내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힌 뒤 "다가오는 민주통합당 전당대회 선거인단으로 모두 참여해 달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가 민주통합당을 살리고 그 길이 저를 구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수감에 앞서 소회를 말하며 "교도소에는 쥐가 많다. 고양이가 없어서 그런 것 같은데 고양이를 키워야 한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BBK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했다는 혐의로 징역 1년이 확정됐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구속 수감되고, 향후 10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당하게 됐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1시 서울중앙지검에 출두, 곧바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될 예정이다.
정 전 의원은 형이 확전되기 전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패널로 유명세를 탔다. 그는 이 방송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BBK 사건 연루 의혹 및 BBK 관련 사건 미국 법정 소식, 이명박 정부와 검찰의 BBK 사건 무마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다뤄 큰 호응을 얻었다.
▲ 정봉주 전 의원 ⓒ뉴시스 |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정 전 의원의 실형의 근거가 된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에 관한 법을 두고 "(이 법은) 표현의 자유를 제약한다. 그동안 해석의 범위와 방법을 놓고 여러차례 논란이 있어왔는데 이 법의 개정을 '정봉주 법'으로 명명하고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 핵심 이혜훈 "정봉주가 왜 유죄?…다스 싱가포르 이전 잘 보라"
한나라당에서도 정 전 의원의 구속에 대해 비판적 발언이 나와 주목된다. 26일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때 박근혜 캠프에서 BBK 의혹 제기를 주도했던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전날 기자들에게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때 조사를 많이 해서) 내가 BBK문제에 대해서는 제일 많이 알 텐데"라며 "왜 유죄인지 모르겠다. 정 전 의원 말 중에서 어느 부분이 사실이 아닌지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친박 핵심이고 현재 사무총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이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 소유 의혹이 있었던) 도곡동 땅의 실제 주인이 다스의 실제 주인이고, 다스의 실제 주인이 BBK의 실제 주인이고, BBK의 실제 주인이 옵셔널벤처스의 실제 주인"이라며 "당시 (319억 원을 횡령하고 주가를 조작한) 옵셔널벤처스의 김경준 씨가 이 대통령의 친척과 가족 등 19명(의 투자자)에게만 (투자금) 140억 원을 돌려줬고, (BBK에 190억 원을 투자했던) 다스는 1년 반 뒤에야 (투자금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다스·BBK와 관련돼 있다"는 정 전 의원의 주장, 그리고 박근혜 전 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주장한 내용과 다르지 않다.
이 의원은 또 "다스가 본사를 싱가포르로 옮기는 게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으니까 잘 보시라"며 "(싱가포르는) 국세청이 압수수색을 할 수가 없고 검찰도 압수수색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큰형이 대주주이고, 이 대통령의 장남이 기획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주식회사 다스는 BBK 의혹의 핵심 고리 중 하나다. 다스가 '한국법'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본사 이전을 추진 중인 점을 지켜보라는 얘기다.
전여옥, 정봉주에 "하얏트 나꼼수파" 비난했다 뭇매
반면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정 전 의원이 하얏트 호텔에서 송별회를 연 사실을 두고 자신의 트위터에 "럭셔리하네요", "정봉주 나꼼수는 샴페인 좌파, 리무진 좌파, 아르마니 좌파에 이어 하얏트 나꼼수파 등극!"이라고 비난했다.
전 의원은 "진보도 좌파도 호텔가서 비싼 밥 먹을 수 있죠. 근데 그들이 늘 파는 진짜 서민들은 호텔에서 밥 먹을 일이 없다는 거죠. 이 위선이 지겹다는 거죠"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과 하얏트 호텔 모임에 동석했던 민주통합당 안민석 의원은 역시 트위터에 "어제 하얏트 모임은 봉도사(정봉주 전 의원) 대책회의 자리였고 딴(다른) 곳에서 식사를 마친 봉도사 사모님과 어린 자녀들이 한밤 지나면 헤어질 아빠 따라 하얏트 커피숍 온 것임. 계산은 내가 11만7000원 했음. (전 의원은) 공개 사과하시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어 트위터에 총 11만7370원으로 찍힌 하얏트 호텔 영수증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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