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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문 앞둔 MB, 위안부 문제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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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문 앞둔 MB, 위안부 문제 '전전긍긍'

日 "평화의 비 철거하라"…靑 "코멘트 할 일 아냐"

이명박 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청와대가 혼란상을 노출했다. 청와대는 14일 오후 "이명박 대통령이 17일부터 18일까지 일본 교토를 방문할 예정이다"면서 "한일양국관계, 북한 문제, 지역 및 국제 무대에서의 협력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 3일을 남기고 공식 발표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일본 언론들은 이미 지난 달 하순부터 자국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보도했지만, 청와대는 그간 "확정된 것은 없다"고만 하다가 이날 오후에야 공식적 입장을 발표했다.

그간 일본 언론들은 "위안부 문제가 예민한 사안"이라고 보도했었고 청와대 관계자들도 이같은 관측을 부인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예산 처리가 늦어지고 국회 상황 등으로 인해 늦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늦어진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곤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위안부 문제가 의제에 포함되냐'는 질문에도 "의제에 넣자, 말자 정해놓고 하는 것은 없다"고 확답을 피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 "과거사가 장애물이 되선 안 돼"

지난 8월 30일 우리 헌법재판소는 일제 식민지 시절 일본군의 위안부 피해자들의 배상 문제에 대해 정부가 구체적 해결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0월 서울에서의 한일정상회담을 비롯해 헌재 결정 이후 네 차례 일본 정상과 만남에서 이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10월 정상회담에선 "역사를 잊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한·일 관계의 근간"이라면서 "과거사에 연유하는 문제들에 대해 일본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만 말했었다.

과연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이에 대한 언급이 없을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헌법재판소 결정도 있고 오늘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 집회 1000회라서 국내적 관심도 크고 한일 간 오래된 현안이기도 해서 언제든 논의될 사안이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방문이 위안부 문제를 논의하러 가는 것이라 보면 미스리딩(오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과거는 항상 해결해야 할 과거사가 있고, 그러나 그것이 한일 간의 전략적 협력관계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에 장애물이 돼서는 안 되니까 미래지향적 협력관계에 대해서는 논의할 것이 많이 있다"고도 말했다.

일본 관방 장관 "평화의 비 철거 요청하겠다"

일본 정부는 청와대의 '신중한' 태도와 극히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일본대사관 건너편에 세운 평화의 비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은 후지무라 오사무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한국정부에 건립중지를 요청해왔으나 건립이 강행된 것은 정말 유감이다"면서 "앞으로도 외교루트를 통해서 (철거를)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8일에도 "바람직하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비의 건립이 일-한간의 외교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서는 안되며, 건립을 중지하도록 한국쪽에 전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평화의 비 건립은 우리나라 NGO에서 하는 것이지 정부가 세우거나 결정하는 주체가 아닌데 (일본 측이) 우리 정부에 이야기할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판단 자체를 피한 것.

이 고위관계자는 '우리 NGO에 대해 일본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질문에도 "내가 코멘트할 것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측이 외교채널을 통해 평화의 비를 세우지 마라는 뜻을 전해왔냐'는 질문에도 명확한 답을 피했다.

이번에도 위안부 문제 언급 없으면 후폭풍 불보듯 뻔해

불법어로 중국 선원에 의한 우리 해경의 피살에 위안부 문제의 한일정상회담 의제화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청와대는 골머리를 싸매는 분위기다.

우리 당국이 중국에 너무 미온적이라는 여론에 수요 집회 1000회 및 평화의 비 건립에 대한 일본 측의 대응도 겹친 상황을 감안하면 이 대통령이 이번에는 명시적 언급을 해야한다는 여론이 높다.

만일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과거사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는 식의 두루뭉실한 언급만 나올 경우 상당한 후폭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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