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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핵화 첫발 딛은 '진정성 있는 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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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핵화 첫발 딛은 '진정성 있는 쇼' 보여줬다

"세계적 핵 군축 위한 중요한 과정" 자평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북한은 이번 조치에 대해 자신들의 "평화 애호적인 노력"을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기연구소는 24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핵 시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 핵 시험장(풍계리 핵실험장)을 완전히 폐기하는 의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핵 시험장 폐기는 핵 시험장의 모든 갱도들을 폭발의 방법으로 붕락시키고 갱도입구들을 완전히 폐쇄하는 동시에 현지에 있던 일부 경비 시설들과 관측소들을 폭파시키는 방법으로 진행되었다"고 전했다.

연구소는 이 과정에서 "방사성 물질 누출 현상이 전혀 없었고 주위 생태 환경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구소는 "지상의 모든 관측 설비들과 연구소들, 경비 구분대들의 구조물들이 순차적으로 철거되고 해당 성원들이 철수하는 데 따라 핵 시험장 주변을 완전 폐쇄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연구소는 이날 폐기한 갱도가 여전히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소는 "핵 시험장의 2개 갱도들이 임의의 시각에 위력이 큰 지하 핵 시험들을 원만히 진행할 수 있는 이용 가능한 수준에 있었다는 것이 국내 기자들과 국제기자단 성원들에 의하여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투명성이 철저히 보장된 핵 시험장 폐기를 통하여 조선반도(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기울이고 있는 공화국 정부의 주동적이며 평화 애호적인 노력이 다시 한 번 명백히 확증되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핵 시험 중지는 세계적인 핵 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며 우리는 앞으로도 핵무기 없는 평화로운 세계, 인류의 꿈과 이상이 실현된 자주화된 새 세계를 건설하기 위하여 세계평화 애호 인민들과 굳게 손잡고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의 이날 핵실험장 폐기에 대해 환영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부는 24일 진행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환영한다"며 "이번 핵실험장 폐기를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 등을 통해 표명한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실천한 의미있는 첫 조치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는 다음달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하고, 나아가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완전한 비핵화 및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실현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적극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미국의 민간 위성업체 디지털글로브가 촬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위성 사진 ⓒAP=연합뉴스

북한, 비핵화 의지 담은 '진정성 있는 쇼' 펼쳤다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두고 일부에서는 어차피 사용하지 못할 갱도를 폐기하는 것일 뿐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또 북한이 이미 핵실험을 6차례나 진행했기 때문에 더 이상 실제 핵 탄두 폭파 시험이 필요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동엽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핵 실험장 폐기는) 북한의 미래핵을 차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 이상 핵실험을 못하게 되어 기술 고도화가 불가능해졌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실제 폭발 없이 비임계 실험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도 고도화는 가능하다. 인도와 파키스탄도 6차례 핵실험을 한 뒤 더 이상 하지 않았다"라며 "북한도 6차 핵실험에서 소위 장구형 모형의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으니 실제 더 이상의 핵실험이 필요 없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기술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쇼가 맞다"면서도 "하지만 시간 끌기나 기만을 위한 눈속임용 쇼가 아닌 비핵화 의지가 담긴 진정성 있는 쇼라고 볼 수 있다. 핵 실험을 유예하고 핵 실험장을 폐기하는 것만큼 의미 있는 비핵화 쇼는 없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핵실험장 폐기는 실제 비핵화 행동의 시작을 알리는 출발 총성과 같은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며 "북한은 비핵화 의지와 폐기의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함을 그렇게(핵실험장 폐기로) 알리고 있다. 그러기에 전문가들 없이 언론만으로도 충분한 의미 있는 쇼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번 조치로 다소 난항을 보이고 있는 북미 정상회담 역시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주말 고위급 접촉에서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비핵화에 대한 자신들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카드로 활용, 미국에 이에 상응하는 확실한 보상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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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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